한국에서 탈핵운동이 시작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김혜정(시민방사능감시센터운영위원장)씨는 “쓰리마일과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 중반까지는 한국에서 반핵운동이 태동하기 전 단계”라고 말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1989년부터 터져 나온 핵발전과 핵폐기장 반대운동은 2000년 초까지 전개됐지만, 핵 에너지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회 전반 분위기를 변화시키지는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나면서 사회의 관심이 급증했고, 밀양송전탑 반대운동까지 지속되면서 한국 탈핵운동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역주민과 시민사회가 함께하고, 청소년과 주부, 종교계, 학계 등 탈핵운동이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탈핵을 강령으로 내세운 녹색당도 활동 중이다.
천주교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가장 먼저 탈핵운동에 뛰어들었다. 삼척과 영덕, 밀양 등지에서 사제와 수도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현장 활동은 물론 교회에서 탈핵 교육과 에너지 절약 캠페인 등을 지속해왔다.
2013년 10월 당시 주교회의 의장이었던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우리는 생명을 선택해야 합니다’라는 주제의 담화문을 발표, 천주교의 탈핵 입장을 선언했다. 이날 강 주교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나라도 자손들의 생명권 문제라는 각도에서 핵 문제를 논의한다면 근본적으로 탈핵, 비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소책자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 - 핵발전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찰」을 펴내기도 했다. 성명서를 대신해 소책자를 펴낸 배경에 대해서는 “핵발전 문제가 이해득실에 따른 ‘정책적 타협’이나 ‘강요된 희생’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과 미래세대를 위한 국민 모두의 성찰을 바탕으로 절제와 희생을 포함하는 각자의 결단을 통해서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책자는 ‘핵’에 관해 실천해야 할 성찰과 판단, 행동 등을 담은 사목적·실천적 성격의 문서로서 가치를 지닌다.
이외에도 교구와 수도회 단위로 탈핵을 위한 미사 봉헌, 탈핵희망 도보순례 참여, 강연과 세미나, 캠페인 등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천주교창조보전연대가 탈핵운동의 일환으로 관련 서적 「한 권으로 꿰뚫는 탈핵-핵 없는 세상을 위해 함께 만든 교과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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