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신자 북한이탈주민 사목방향을 본격적으로 수립하기 위한 첫 걸음을 뗐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이기헌 주교, 이하 주교회의 민화위)는 한국교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남한에 정착 중인 신자 북한이탈주민의 신앙생활 실태를 설문조사했다.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3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교회가 신자 북한이탈주민에게 관심을 갖고 면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조사는 신자 북한이탈주민 170명을 대상으로 ▲북한 거주 당시 종교 경험 ▲천주교 입교 과정 ▲세례 후 신앙생활 등 70여 개 문항에 대한 면접과 설문으로 이뤄졌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신자 북한이탈주민들 80%는 신앙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생계활동으로 인한 시간부족’(19.4%)을 신앙생활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신앙생활을 원하는 북한이탈주민에게 교회의 특별한 관심과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주교회의 민화위는 신자 북한이탈주민들이 신앙생활을 지속적으로 하지 못하는 이유를 모색하고, 그들의 신앙을 지켜주며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앙생활의 어려움으로 교회를 떠나는 신자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교회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반성도 제기됐다.
한국교회의 신앙생활에 신자 북한이탈주민을 흡수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민족의 화해라는 맥락에서 상호소통과 이해를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계활동’과 ‘시간부족’ 등 신자 북한이탈주민들이 호소하는 신앙생활의 어려움이 한국교회 신자들의 어려움과 중첩된다는 분석을 미루어 볼 때, 이번 조사는 한국교회 쇄신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이은형 신부(주교회의 민화위 총무)는 “이번 조사를 통해 교회가 신앙생활을 원하는 북한이탈주민에게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들에게는 특별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며,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교회의 민화위는 지난 2005년 성직자·수도자·평신도 등을 대상으로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통일을 위한 교회의 준비실태’). 올 하반기에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교회의 의식을 설문조사하고, 10년 전과 비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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