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자비의 희년’ 칙서 ‘자비의 얼굴’은 4월 11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된 하느님의 자비주일 저녁기도에서 공식 반포됐다.
교황궁내원 총대리 레오나르도 사피엔자 몬시뇰이 대독한 이 칙서에는 교황이 희년을 선포하는 이유와 이를 준비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가 응축돼 담겨있다.
칙서는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를 인용하며 ‘아버지처럼 자비롭게 되기’(Merciful like the Father)를 모토로 삼았다.
우선 하느님의 자비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당신 자녀들에게 주님 사랑을 드러내시는 구체적인 현실이라고 밝히면서 바로 그 자비를 실천하는 것이 교회의 소명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아버지 자비의 얼굴입니다. 교회에 대한 신뢰는 교회가 얼마나 자비롭고 연민어린 사랑을 드러내 보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어 자비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서로를 용서해야 하며, 세상의 주변부로 내동댕이쳐져 가난과 소외로 인해 아파하는 이들과 더불어 사랑의 연대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자비로운 하느님께서 늘 함께하기 때문에 교회를 찾는 이들은 자비의 오아시스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아가 교회의 첫째 진리는 그리스도의 사랑이라고 정의, 교회는 이 사랑을 통해 모든 이들의 종이 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다른 종교와의 대화와 이해를 요청하면서 종교를 빌미로 한 모든 종류의 차별과 폭력의 종식을 희망하는 목소리를 담고 있다.
“이 희년이 더욱 열심히 이웃 종교들과 대화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도록 이끌어줄 것으로 믿습니다. 또한 모든 형태의 닫힌 마음과 멸시를 없애고, 모든 형태의 폭력과 차별을 날려버리기를 바랍니다.”
자비의 희년을 보내는 동안 신자들의 자세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가난한 이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고, 헐벗은 이들에게 옷을 입혀 주고, 이방인을 환대하고, 아픈 사람을 돌보고, 감옥에 갇힌 이들을 방문하고, 죽은 이를 묻어 주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칙서에서 “자비는 정의의 반대말이 아니라 죄인들에게 다가가는 하느님의 방식”이라며 자비의 하느님은 정의 안에 갇혀 있지 않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하느님 정의의 구현과 이를 위한 회개를 요구하면서 범죄집단 조직원들과 부정부패에 연루된 이들이 하느님 사랑의 품으로 되돌아오길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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