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기초위에서 차곡차곡 쌓아올린 사랑의 힘은 교도소의 높은 담도 허물어 뜨릴수가 있었다. 15년형을 선고받고 8년 7개월째 복역중인 한재소자를 뒷바라지 해오며 신앙까지 눈뜨게한 한여인의 끝없는 사랑은 마침내 옥중결혼으로 결실을 맺었다.
지난 9일 낮 12시 대전 삼성동성당에서 대전교구 김영교신부 주례로 봉헌된 신랑 최영배군(30ㆍ안또니오)과 신부 김화자양(30ㆍ릴리안)의 혼배미사는 어려움속에서 일생의 동반자로 서로를 택한 용기있는 두남녀의 벅찬기쁨의 눈물에 하객들까지 눈시울을 젖게한 감동의 자리였다.
신랑 최씨와 신부 김양의 인연은 고교시절 같은 서클에 나가면서 시작됐으며 김양의 오빠가 최씨의 고교선배라 친구로 더가깝게 지낼수 있었다.
학교졸업후 김양은 서울에 올라와 회사에 다녔고 최씨는 방위병으로 복무하게됐는데 근무중 최씨는 순간적인 실수로 총기사고를 일으켜 살인미수죄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게됐다.
아는사람의 돌연한 복역으로 가슴 아파하던 김양은 간간이 최씨와 연락을 취해오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옷가게를 시작했으나 실패、방황과 좌절속에 헤매다가 우연히 명동성당으로 발길을 옮겼을 때 입교를 결심、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했으며 활달하던 성격도 되찾아 재기를 다짐했다. 어렵던 장사도 순풍에 돛단듯이 잘돼나가자 하느님께 보답할 길을 찾던 김양은 실의에 빠져있을 최씨의 얼굴이 떠올라 그뒤로 계속 면회를 가는 한편 사랑과 격려의 편지를 띄우면서 하느님을 알게해나갔다.
교도소 밴드부에서 트럼펫을 불며 외로움을 달래오던 최씨는 김양의 순심(純心)에 차츰 이끌려 마침내 지난해 성탄때 세례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에 결혼 결심을 굳힌 김양은 주위의 반대를 이겨내고、대전교도소 사목회(회장ㆍ남광수)의 주선과 대전교도소(소장ㆍ배응찬)의 배려로 1주일간 1급 모범수인 최씨의 귀휴특전도 이루어졌다.『지금은 그이가 저보다 교리도 더 많이 알고、신앙심도 더 깊어 오히려 제게힘이 되고 있어요』현재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의류가게를 하고있는 김양은『저는 장사일로 바빠 책볼시간이 잘 없지만 그이는 제가 보내주는 교회 정기간행물 신심서적을 빠짐없이 읽고 독후감도 보내오고있다』며 은근히 남편최씨를 자랑하면서『신앙의 힘이아니었더라면 결혼은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끝을 맺었다.<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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