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봉 지음 / 321쪽 / 1만3000원 / 에스텔
“주님과 함께 울고 웃고 걷게 하소서.”
장재봉 신부(부산교구 선교사목국장)의 신간 「하늘에서와 같이」는 사제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산문집이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사제로 살면서 느끼고 배우고 행하는 모든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기분이 든다.
일기처럼 쓰인 글들은 세상에서 펼쳐지는 갖가지 에피소드에 대해 가감 없는 기쁨으로, 때로는 한없는 슬픔으로 공감하며 그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솔직히 출간할 생각으로 적은 글이 아닙니다. 제가 처음 신학교에서 영성관을 맡으며 학생들과 블로그를 운영했고, 그때 올린 이야기들을 모았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윤리 신학자로 살아온 장재봉 신부는 아마도 딱딱한 문체를 소유했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하늘에서와 같이」는 오히려 부드럽고 유려한 문체로 독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번 봄은 유난히 걸음이 더딥니다. 느닷없이 함박눈을 쏟아 붓고 땅을 얼리며 기세가 등등한 겨울을 쫓아 걷느라 봄은 얼마나 발이 시릴까 싶습니다.”
책은 ‘하느님 만세’ ‘예수님 최고’ ‘이제와 항상 영원히’ 등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세 부분으로 나뉘는 이 작은 제목에는 장재봉 신부의 기도가 숨어 있다.
“‘하느님 만세’는 제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입에 올리는 첫 말 마디입니다. 제가 바치는 하루의 첫 기도문인 셈이지요. ‘예수님 최고’ 역시 제가 감사하고 기쁜 생각이 들 때마다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바치는 제 고유의 기도입니다. ‘이제와 항상 영원히’ 또한 힘들 때나 아플 때 또는 누군가의 힘든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읊어 올리는 짧은 기도입니다.”
장 신부는 “우리 곁에 늘 함께 영원히 계시는 그분을 기억한다면 힘을 낼 수 있다”면서 “책을 읽는 분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제 개인적인 기도를 선물해 드리는 마음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 변화도, 세상적 변화에도 언제나 한결같으신 주님, 변치 않는 주님을 기억하는 것이 제 유일한 힘입니다. 주님의 현존을 인식할 때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니까요. 주님의 평화는 믿음을 더 단단하게 하고 사랑하는 일에 도전하게 합니다. 행복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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