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저보다 7살 많은 친오빠가 북한에 있습니다. 남한에 머물고 있는 어머니는 늘 오빠 생각만 합니다. 저는 오빠 얼굴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우리 가족이 건강하게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서울 한남동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피정의 집.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 이하 서울 민화위)가 지난 2월 25일부터 2박3일간 북한이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젊은이 피정’을 개최했다. 마지막 날 파견미사에서 피정 참가자들의 소원을 담은 편지가 무기명으로 낭독됐다. 미사에 참례한 청소년들은 사제들의 안수를 받는 동안 서로의 소원이 이뤄지기를 빌었다.
올해로 두 번째 마련된 피정은 ‘너와 나를 찾아서’를 주제로 열렸다. 이번 피정에는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사회활동 적응을 돕기 위해 윤원진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가 진행을 맡았다.
서울지역 북한이탈주민 그룹홈 등지에서 모인 청소년 20여 명은 DISC 행동유형 검사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의 성격유형과 대인관계 유형을 파악하고, 대인관계 형성에서 발생하는 무의식적 두려움을 학습했다. 특히 하느님을 알고 신앙심을 심어주기 위해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미사의 의미를 설명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피정에 참가한 조수정(가명·22)씨는 “처음에는 마냥 신기하고 궁금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사람들의 성격이 이렇게 다양한지 몰랐다”며 “앞으로 나와 성격이 비슷한 이들만 사귀지 않고, 다른 유형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용어에 맞춰가며 보다 나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12월 처음 열린 ‘젊은이 피정’은 북한이탈 청소년들에게 신앙을 심어주고자 마련됐다. 남한 사회에 정착하면서 겪게 되는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신앙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피정 참가자들은 본인들의 실질적 필요를 적극적으로 서울 민화위에 요청하며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 서울 민화위는 이 밖에도 오는 5월경 기차여행, 12월 성탄제 등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 민화위 북한이탈주민 담당 황정숙(엘리사) 수녀는 “북한이탈 청소년들이 남한에서 자립하기 위해서는 내적인 힘을 길러야 하는데, 그 힘이 바로 신앙”이라며 “신앙의 힘으로 잘 성장해 앞으로 누구를 만나던지 남한 사회에서 잘 적응하며 살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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