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통합적 시선의 청소년사목을 처음으로 개념화해 정리했던 미국 교회는, 교회 사목의 기본 직무에 포함되는 ‘사목적 배려,’ ‘교리교육,’ ‘복음말씀 선포,’ ‘기도와 전례,’ ‘공동체 생활’ 요소와 더불어 젊은이들의 양성을 강조하는 ‘지도력 개발’ 그리고 여기에 ‘정의와 봉사’, ‘옹호’ 요소를 합해 총 여덟 가지로 청소년사목의 구성 요소를 정리한 바 있다. 포괄적인 시선을 공유하는 한국 청소년·청년 사목에서도 복음화를 위한 이 여덟 가지 요소는 기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여기에 한국 교회와 사회의 맥락을 고려해 더 추가해야 할 구성 요소가 바로 ‘세계시민의식’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세계화돼 국가 간의 상호 교류가 활발해진 오늘날, 세계시민의식을 갖추는 것은 사실 종교적인 이유 이전에,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기본 교양과도 같은 요소가 돼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세계화 시대,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조금은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다. 분단이라는 독특한 환경 때문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어떤 나라와도 국경을 접하지 않고 있어, 인터넷을 통한 간접 경험 이외에는 타 문화를 체험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국제적인 넓은 시각을 갖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또한 국가 내 단일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사회 문화적 동질성도 높아 다른 나라, 다른 민족,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용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00년대를 전후해 한국에서도 국제결혼 및 혼혈인 비율이 계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다민족 국가화에 대한 논의는 계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시기, 아직 다양한 민족과 문화에 열린 마음을 갖지 못하고 ‘우리 한국사람’이 아니면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회에 예언자적 시선을 던지는 복음화의 일꾼이 돼줄 젊은이들을 양성하는 것. 그를 위해 필요한 요소가 바로 청소년사목의 ‘세계시민의식’ 요소인 것이다. ‘세계시민의식’은 모든 사람이 ‘세계’라는 하나의 공동체에 속한 일원으로서 그에 적합한 권리와 의무를 지니며 그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현 세대 상호 간에 같은 시민으로서 서로를 존중하며, 세계 평화와 국가 간 공존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와의 연대 안에서 자연 환경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포함된다. 또한 세상의 모든 사람이 상호 평등함을 알고, 형제애 속에 서로의 다른 문화를 이해·수용하고 배려하면서 그 ‘다름’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운데 다양성 안의 일치를 체험하고 또 실현하는 것도 ‘세계시민의식’ 요소의 중요한 내용이다.
사실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가 되기 이전에도 이미 교회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해 모든 사람들을 하느님 나라 시민으로 초대하는 비전 하에 세계시민의식을 실천하고 있었다. 바오로 사도가 그리했듯이 다른 나라, 다른 문화에 대해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에페소 2,19)라고 선포하며 다른 민족, 다른 문화, 다른 생각을 가진 여러 국가 출신의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자 애쓰는 것은 복음화를 향한 교회의 자연스러운 활동이며, 앞으로 세계화 시대를 이끌어나갈 교회의 젊은이들에게 꼭 전수해 주어야 할 복음의 정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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