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0만 벌이 넘는 한복을 판매하고 전국 3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한복업계 대표 주자 ‘예닮한복’. ‘예닮’은 ‘예수님을 닮다’라는 뜻과 함께 ‘옛것을 닮다’는 뜻도 지닌다.
‘예닮한복’ 박춘하(엘리사벳·77) 회장 사무실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예사랑’이라고 적힌 기도실이 눈에 들어온다. 박 회장은 하루 일의 시작과 끝은 물론 수시로 기도실에서 홀로 기도한다. 책상에는 언제나 성경이 펼쳐져 있다. 시간 나는 대로 성경필사를 하기 위함이다.
아동한복 분야에서도 독보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예닮한복 박 회장은 지금의 성공을 “하느님이 부어주신 것”이라고 고백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금전과 현물 후원은 물론 고령의 몸을 이끌고 직접 나서는 봉사에는 주님께 대한 감사와 사랑이 오롯하게 배어 있다.
30년 전인 1984년, 박 회장은 급격히 기운 가세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냄비와 재봉틀 하나만을 들고 고향 부산을 떠나 부천에 올라와 부천 삼정동에 이불집 ‘흥진’을 개업했다. 그 후 1999년 1월, 예닮한복의 첫발을 내 딛었다. 간혹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오늘날 1000여 명이 넘는 직원들이 예닮에서 일자리를 나누며 주님을 닮아가고 있다.
박 회장은 자신이 일군 경제적 성공을 전적으로 하느님 은혜로 여기고 명절마다 쌀 1톤씩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고, 국내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비롯해 전국 보육원 190여 곳을 후원하고 있다. 또 뉴질랜드·몽골 등 해외 한글학교와 국내 병원에 입원한 해외 어린이들에게 한복을 선물하는 등 쉼 없는 나눔의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가톨릭 대안학교 ‘참좋은 기초학교’에 10억 원을 쾌척, 학교에 생명을 불어넣기도 했다.
박 회장이 북한 주민을 돕게 된 것은 예닮한복 중국 공장에 사업차 왕래하면서 굶어 죽어가는 북한 주민의 실상을 알게 돼 그들을 살려야 한다는 애끓는 심정이 일어 가만있을 수 없어서였다. 북한 주민을 위한 식량 지원도 10년이 다 돼 간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처럼 자신의 선행을 드러내지 않는 박 회장은 “저는 가진 것을 나누라고 하느님이 보내신 심부름꾼일 뿐이지 ‘내 것’을 나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성경에 나오는 ‘과부의 헌금’ 이야기처럼 바로 지금 지니고 있는 만큼 금전이든 물품이든 노력봉사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묵묵히 자신의 삶을 통해 주님 따르는 법을 들려주고 있다.
“하느님만 믿고 따를 뿐입니다. 나머지는 당신이 다 알아서 해주십니다.”
♣ 알려왔습니다
1월 4일자 5면 ‘예닮한복 박춘하 회장’ 기사 중 참좋은기초학교에 기부한 시기로 알려진 ‘최근’은 시점상 ‘2004년부터 2007년까지’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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