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라는 역사적 사건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 협의는 오랜 앙숙이었던 이들 국가의 돌파구이자 함께 거둔 대단한 성과로 평가된다.
외신들은 “교황의 인격과 명성이 그를 세계무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만들었다”며 ‘자본주의 초강대국’인 미국과 ‘작은 사회주의 섬나라’ 쿠바가 반감을 거두고 함께 갈 수 있도록 하는데 있어 바티칸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교황은 2014년 10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초청해 양국 간 접촉을 주선하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건설적 대화와 양측 모두에게 받아들여질 만한 해결책을 갖도록 최종 협상안을 타결시켰다.
라틴아메리카 출신이자 ‘규제 없는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을 고수했던 교황은 쿠바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 쿠바 내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온 바티칸의 오랜 관여는 미국 측에 있어서도 감사와 신뢰를 쌓게 했다.
교황은 국교정상화 협의 이후 관계 정상화의 단계를 밟아나가는 이들을 축하하면서, 앞으로 양측 관계가 새로운 장을 여는데 계속해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티칸과 쿠바는 그동안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1998년 요한 바오로 2세, 2012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쿠바 방문은 중요한 시점이었다. 이들의 방문은 바티칸과 사회주의 정권 간의 화해를 넘어, 쿠바 정권이 ‘변화’를 위해 열린 자세를 취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측면에서 주요한 행사였다.
‘바티칸 외교’라는 주제를 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많은 부분 비교된다. 실제로 요한 바오로 2세는 베를린 장벽 및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의 열쇠를 쥔 인물이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의 면모는 요한 바오로 2세와는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요한 바오로 2세가 원칙을 지키고 조국 폴란드와 소련 안에서 ‘공산주의 실천’에 대한 반대를 과감히 드러내는 데 반해, 프란치스코는 거듭해서 ‘겸손한 사제’로서 자신과 정치를 넘어선 사목을 강조하는 편이다.
교황은 국제정치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조력자’로 보고 있다. 강한 도덕적 태도와 대화의 기회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개발과 이민, 사회정의 등과 같은 공통의 문제에 대한 관심과 태도는 그를 세계 지도자들이 의견을 청해 듣고 싶어하는 인물로 만들었다.
교황은 지난 5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나누는 ‘통곡의 벽’에서 기도해 화제가 됐으며, 기도를 위해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바티칸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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