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우스 슈노어 폰 카롤스펠트 그림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옮김 / 260쪽 / 2만8000원 / 프롬나드
‘성경 속 장면이구나’라는 생각에 이어 곧바로 ‘이게 목판화라고? 에칭이 아니고?’라는 질문이 밀려든다. 그지없이 세밀한 표현 덕분에,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각각의 그림들이 목판화라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 까닭이다.
「아름다운 성경」은 펜화나 에칭 이상으로 정교함이 묻어나는 목판화로 성경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목판화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린 작가로 유명한 율리우스 슈노어 폰 카롤스펠트(1794~1872)가 선보인 ‘그림으로 보는 성경’ 작품으로 엮은 책이다.
폰 카롤스펠트가 그려낸 성경의 세계는 책 제목 그대로 아름답다. 그는 1851년 영국을 방문했을 때 ‘그림으로 보는 성경’을 그려 달라는 의뢰를 받아, 10년에 걸쳐 240점의 목판화를 완성해냈다.
당시 폰 카롤스펠트는 “힘차고 생동감 있는 선으로 표현할 수 없다면 형상화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 남겨두자”며 “이 작품들이야말로 세상에 널리 알려져 대중들에게 세계의 신성한 역사를 생생하고 강력한 힘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더욱 많은 사람들이 성경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여러 장의 작품을 찍어낼 수 있는 판화 기법을 선택했다. ‘성 루카 형제회’ 소속 작가로서의 의식을 드러낸 선택이기도 하다. ‘성 루카 형제회’는 깊은 신앙심을 근간으로 회화 본래의 순수성을 회복하기 위해 모인 독일-오스트리아 화가들의 모임이다.
이해인 수녀(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는 이 책에 관해 “그림을 그린 작가가 얼마나 깊이 묵상하면 이런 그림이 나올까 싶어 감탄하게 된다”며 “성경 본문을 먼저 읽고 나서 이 그림을 묵상하고 그림을 보고 나서 다시 본문을 묵상하면, 성경의 내용과 뜻이 더 명료해지고 그 시대의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상상하게 해준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성경」은 ‘천지창조 첫째 날’부터 요한묵시록 21장을 형상화한 ‘천국의 예루살렘’까지 총 240점의 목판화를 싣고 있다. 각 목판화 아래에 해당 성경 구절을 붙여 놓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성경읽기로 이끈다. 글 읽기를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은 물론 어린아이 등 온가족이 함께 넘겨봐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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