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가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교회가 되도록, 주교님들의 뜻을 한데 모아 실천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임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이를 위해 “작은 일이라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시대의 아픔을 헤쳐나가는 여러 모습 중에서도, 김 대주교는 가장 먼저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가난한 교회”를 강조했다. 또한 “가난한 이들과 연대한다는 것은 그 곁에서 함께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이 있으면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로써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그저 슬퍼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 안아주고 나의 것을 나누는 공동체성을 회복해 나가야 합니다.”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는 주교회의 2014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신임 주교회의 의장으로 선출, 앞으로 3년간 대내외적인 활동을 펼쳐나간다.
교회 안팎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지도자로서, 김 대주교는 교회 안팎에 난무한 대립과 갈등, 소통의 부재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서로 대화하지 않고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진위를 왜곡하거나 확대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방적으로 진보·보수 등을 정의하고 대립하는 모습에도 일침을 가하며, “서로 만나 대화를 지속할 때 함께 나아갈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약자들은 뒤처지는 사회 경쟁 구조와 ‘새로운 독재’가 되어버린 물질주의 확산도 큰 염려다. 김 대주교는 이러한 현실 개선을 위해 “교회가 먼저 나누는 모습을 확대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경제·문화·정치 그 안에서는 모두 인간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는 ‘돈이 되는 것’만 따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경쟁이 아닌 연대를, 나 혼자 백보 가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열보를 가며 더불어 사는 모습을 구현하도록 우리가 먼저 힘써야 합니다.”
구체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당부한 메시지를 인용, ‘희망과 기억의 지킴이가 될 것’을 역설했다.
김 대주교는 또한 이번 주교회의 총회를 통해 “주교들이 먼저 깨어있어야 한다는 자성의 뜻을 나눴다”며 “쇄신의 문제는 어느 한 부류의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과제임을 다시금 깨닫고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 각계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남북 분단 구조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남북한 모두가 민족의 아픔을 함께하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 공존을 위해 나서도록 힘쓰자”고 당부했다.
김 대주교는 1975년 사제품을 받고 교황청 그레고리오대학에서 교회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바 있다. 2003년 주교품을 받았으며, 2010년 광주대교구장좌에 착좌했다. 현재 한국 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과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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