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수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지난 8월 방한하셔서 우리 수도자들에게 ‘여러분 자신만을 위하여 봉헌생활을 간직하지 말고, 이 나라 곳곳에 봉헌생활을 나누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며 “청소년들과 부대끼며 사는 제 모습은 빼고 담 너머 수녀원에서 살아가는 제 일상의 조각들을 모아 냈다”고 전했다.
“창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고층 아파트 정원. 아침마다 잠깐씩 그쪽에 시선을 둔다. 출근하는 당신, 학교 가는 당신, 잘 다녀와요. 오늘도 당신에게 축복 있기를.”(「잘 다녀와요, 오늘도 행복하기를」 142~143쪽)
김 수녀의 산문은 시처럼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오직 기도와 묵상으로 채워지는 수녀원의 단순한 일상 안에서도 놓치지 않아야 할 인연과 기억, 사물들에 대한 이야기 등을 써내려갔다. 마치 엽서 위에 글을 담아 엮은 듯 작은 형태의 책 크기도 눈길을 끈다.
시인 이해인 수녀는 이 책에 관해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부터 내면의 인간적 고민과 갈등까지 ‘시로 쓰는 일기’처럼 진솔하고 간결하게 풀어 정겨움을 더한다”며 “한 수도자의 아름답고 성실한 삶을 통해 내 삶에 숨은 행복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고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