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들이 ‘중산층의 공동체’가 되어가는 교회 현실을 성찰, ‘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구현하기 위해 스스로의 생활을 먼저 변화시킬 의지를 밝혔다.
주교회의는 10월 30일 추계 정기총회를 마치며 담화문을 발표, “오늘날 물질주의, 경제제일주의에 짓눌려 어깨를 펴지 못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모든 이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그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담화를 통해 주교들은 “프란치스코 교종은 우리 사회가 총체적 불의와 모순을 드러내고 온 나라가 슬픔과 절망에 빠져있을 때, 그 좌절을 딛고 복음적 회심으로 나아가도록 격려와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고 환기하고, “우리 주교들은 그동안 교회 안팎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번 총회에서 교종 방한 이후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특히 주교들은 “교종께서는 우리가 중산층의 공동체가 되고 번영하는 교회, 선교하는 교회, 커다란 교회가 되었으며, 가난한 이들을 쫓아내지는 않아도 가난한 이들이 감히 교회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게, 또 제 집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없게 하는 그런 방식으로 살고 있음을 지적하셨다”며 “교종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깨어있지 못하였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주교들은 “복음의 기쁨을 우리 자신부터 느끼고 실천하기 위해 그늘진 구석구석을 찾아보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과 교회의 대사회적 가르침을 꾸준히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월호 사태의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구조적 비리와 사회적 죄악에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채 유가족들만 탄식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들과 함께 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교들은 이어 “교종의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과 방한해 들려주신 메시지를 다시 되새기며,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여러 지역 교구에서 성직자, 수도자, 신자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성찰할 것”을 권고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주교들은 이 땅에 복음의 기쁨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자신의 생활에 변화와 쇄신이 선행돼야 함을 함께 자각하고 서로 힘을 모아갈 것을 다짐했다”고 밝혔다.
보다 구체적으로 주교들은 ▲먼저 찾아 나서면서 소통하고, 연대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뜻을 모았다. 또 ▲스스로 사치한 생활을 청산하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가진 바를 나누며, ‘프란치스코 통장’에 기금을 마련해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여러 지역 교회의 쇄신의 여정에서 종합되는 열매를 주교회의 차원에서 수합해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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