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버지가 어린 아들의 손을 붙잡고 무단 횡단을 하면서 말했다.
“누가 보기 전에 빨리 건너.”
그러자 아들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이렇게 대꾸한다.
“아빠, CCTV가 보고 있는데…”
이럴 경우, 예전의 아이들 같았으면 이렇게 말했을 거다.
“아빠, 하느님이 보고 계신데…”
결국 하느님보다도 CCTV가 더 겁나는(?) 세상이 된 걸까. 사실 어딜 가나 CCTV가 있는 세상 속에서 그 CCTV가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고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개인의 인권과 사생활 침해도 걱정된다. 영국의 작가 조지 오엘이 1948년에 쓴 소설 「1984년」은 공산 독재 정치의 비인간적인 폭력성과 무자비한 감시 체제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 1부를 보면 복도 끝에 거대한 감시자를 상징하는 ‘빅 브라더’의 초상이 있고, 그 밑에 이런 글귀가 적혀 있는 대목이 나온다.
“빅 브라더가 그대를 감시하고 있다.”
CCTV가 어쩌면 이 시대의 ‘빅 브라더’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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