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사목의 출발점(현재 위치)과 목적점(비전), 이 두 가지를 명확히 하려면 한국 청소년사목의 현재 모습을 빚어낸 과거의 주요 사건들과 역사적 흐름을 돌아보는 것, 그리고 한국뿐만 아니라 전체 교회의 흐름 안에서 청소년사목이 어떤 역사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하여 청소년사목은 오늘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목의 한 부분으로서, 교회의 사명인 복음화를 궁극적인 지향으로 삼으며, 청소년들이 복음화 사명을 실천하는 주역이 되도록 초대하고 양성하는 목적을 갖는다’고 이해된다. 이 개념은 복음화사명 실현에 젊은이의 주체적 역할을 강조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통해 정립된 것이다. 북미·라틴아메리카·아시아·필리핀 등의 지역교회는 이런 보편교회 청소년사목의 정체성과 목적에 의거해 대륙 혹은 국가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청소년사목 비전을 확립하고, 이에 따른 실천 전략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청소년사목이 교회사목의 일부로서 복음화 사명의 실현을 지향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한국 청소년사목이 그 목적점으로서 지향하는 모습 역시 보편교회 청소년사목의 목적과 합치돼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 청소년사목의 비전, 즉 궁극적으로 이루어야 하는 모습은 ‘청소년이 교회의 사명인 복음화를 실현하는 데 있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주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여기서 ‘복음화’란 교황 바오로 6세의 「현대의 복음 선교」를 통해 선포된 바대로, 먼저 개인의 내적 복음화가 이뤄지고, 복음화된 개인이 그 힘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변 공동체를 차차 복음화하는 것, 그래서 그 개인과 공동체가 세상 전체를 복음화시켜 나가는 것, 이 세 가지의 순차적이면서도 유기적인 단계를 모두 포함하는 총체적 개념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 상황 상 청소년을 교회로 초대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하는 것, 즉 ‘청소년 개인의 내적 복음화’조차 제대로 이뤄지기 힘든 환경이다 보니, 자칫 그들이 성당에 잘 나오게 초대하는 것, 미사와 기도를 통해 내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만을 청소년사목의 목적인 것처럼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의 내적 복음화는 복음화 전 과정에 있어 계속 강조돼야 하는 부분이지만, 주변과 세상을 복음화하는 ‘외부를 향한 실천적 움직임’의 중요성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한 청소년이 성당에 맛들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감화됐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 세상을 그리스도의 가치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로 이어진다.
청소년사목은 그가 성당에 맛들일 수 있도록 초대하는 것뿐 아니라, 내적 복음화에서 나온 실천 의지를 잘 펼치도록 양성하고, 기회를 제공하는 것까지 강조해야 한다. 그러므로 한국 청소년사목의 비전은 ‘청소년 개인의 내적 복음화→복음화된 청소년 개인이 주변 공동체를 복음화→복음화된 청소년 개인과 공동체가 세상을 복음화’하는, 복음화 전(全) 과정의 상호 관계 안에서 청소년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주체가 되게 하는 것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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