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4대 박해 중 신유박해(1801년), 기해박해(1839년), 병인박해(1866년) 순교자의 재판기록이 담겨 있는 「추안급국안」(推案及鞫案)이 우리말로 번역돼 90권으로 최근 발간됐다.
전주대학교 한국고전학연구소(소장 변주승)는 전주대 소속 교수와 연구원 10명을 번역진으로 꾸려 2004년부터 한국연구재단(구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2007년까지 번역을 완료했다. 이후 7년 동안 윤문 및 교열 과정을 거쳤다.
「추안급국안」은 조선 후기 사법기관인 의금부에서 주관한 재판기록으로 추안과 국안을 모아 놓은 것이며 1601년부터 1892년까지 조선 후기 약 300년 동안 발생했던 279건의 범죄사건 기록이 소상히 담겨 있다. 이번에 한글로 번역된 「추안급국안」에는 신유·기해·병인박해 순교자의 재판기록이 시기별로 산재해 있고 그 분량을 합하면 90권 중 2권 정도가 된다.
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 조광(이냐시오) 교수는 “「추안급국안」은 그 방대한 번역 분량으로 볼 때 한글 창제 이후 「조선왕조실록」국역사업을 제외한다면 최대의 번역물로 양반 지배층의 권력투쟁뿐만 아니라 민중의 생활상을 정확히 알려주는 문헌”이라고 평했다.
「추안급국안」이 교회사적 측면에서 갖는 의미는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1차 사료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실제 「추안급국안」은 포도청과 형조의 재판기록을 담은 「사학징의」(邪學懲義)와 함께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자료에 필수적으로 등장한다. 제2차 시복 추진 대상자인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의 시복 과정에도 「추안급국안」이 갖는 중요성은 간과될 수 없다.
「추안급국안」 한글 번역에 참여한 전주대 서종태(스테파노) 교수는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된 「추안급국안」을 1978년 아세아문화사에서 영인한 30책을 기본 텍스트로 삼았고, 판독이 곤란한 부분은 규장각의 마이크로 필름을 확인했다”며 “「추안급국안」의 전체 내용은 기존 연구자들에 의해 공개돼 왔지만 한글로 번역됨으로써 일반인들도 쉽게 접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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