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을 한다’는 것은 오로지 그리스도를 통해 성령 안에서 이뤄지는 하느님과의 인격적 친교이기에, 이는 곧 기도 안에서 체험할 수 있다.”
이것은 고대 동방 그리스도인들이 갖고 있던 대표적인 사고였다. 그들에게는 영성신학 안내서 같은 것들은 전혀 없었지만, 대신 기도에 관한 지도서와 상세한 논문들이 넘쳐났다. 특히 성 아타나시우스가 쓴 「안토니우스의 생애」를 비롯해 「(사막) 교부들의 금언록」 등의 저작물들은 명확하고 기억하기 쉬우면서도 영적인 문장들로 구성, 전승돼왔다. 반면 서방 신학은 식별, 분석, 개념화, 이론화 등을 이뤄나가면서 마음으로부터 전해오는 감동과 성숙의 측면을 다소 잃어버린 것도 사실이었다. 동방 영성에 관한 안내서를 써보려는 노력도 대부분 수포로 돌아갔다.
「그리스도교 동방 영성」(토마스 슈피들릭 추기경 지음/ 곽승룡 신부 옮김/ 628쪽/ 2만6000원/ 가톨릭출판사)은 동방 그리스도교의 가치를 집대성하고 그 개념 등을 총체적으로 해설, 동방 영성의 안내서 격으로 관심 가질만하다.
이 책을 번역한 곽승룡 신부(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는 “동방 신학과 영성은 초대교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 없이, 성경과 교부학, 전례를 바탕으로 종합적이고 직관적인 특징을 유지하고 있다”며“가톨릭교회의 초기 1000년대는 동방 교회에서 신학과 영성이 형성되고 두 번째 1000년대는 서방 교회에서 발전됐다면, 오늘의 3000년대로 향하는 길은 서로 만나서 함께 걸어갈 길”이라고 강조한다.
총 1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동방 그리스도교 신학과 영성에서 강조한 가치들, 즉 하느님과 그리스도, 인간, 은총, 수덕, 관상, 윤리 등의 신앙과 영적 주제를 체계적으로 담고 있다.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생활에도 청량제와 같이 다가올 교부들의 다양한 가르침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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