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교회를 세운 ‘선교 여정’은 달리 말하면 ‘순교 여정’이었다. 근동아시아에서 탄생한 그리스도교는 서로마와 동로마, 유럽을 거쳐 다시 극동아시아까지 전해졌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조선에서도, 그리스도교는 박해를 받았다.
최근 「동아시아의 순교이야기」(448쪽/ 1만7000원/ 도서출판 기쁜소식)를 펴낸 김영진(프란치스코)씨는 “교회와 사회는 더불어 살아가고 있기에, 이 시대와 이후의 선교를 위해서는 우선 지난 선교의 여정을 바로 알아야한다”고 말한다.
특히 “각 시대마다 왜 박해가 있었는지 그 배경과 내용을 아는 것은, 개개인의 신앙을 심화하고 외적 선교에 나서는데 또 다른 힘이 된다”고 강조한다.
「동아시아의 순교이야기」는 한국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교회사를 종합 서술한 책이다. ‘초기 동방 그리스도인들’에 관한 해설을 시작으로 ‘로마 가톨릭의 본격적인 동양 진출’, ‘국제질서의 변화’, ‘그리스도교를 반대하는 폭력 행동’ 등 다양한 주제를 풀어냈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는 신앙을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하지만 그 선교의 뿌리와 각 교회사를 한눈에 들여다보게 하는 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만큼 방대한 역사 사료 등을 통합적으로 연구해야 나올 수 있는 결실이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각 시대 정치질서와 의식구조 등을, 교회 안은 물론 바깥의 시선으로도 통찰해 세 나라의 교회사 전반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특히 세 나라의 문화적 공통점을 밝히고, 지금도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한 유교 문화와 조화를 이루며 선교를 실천할 비전까지 해설하고 있다.
게다가 「동아시아의 순교이야기」는 저자의 이력에서도 독특함을 보인다. 김 씨는 전문 교회사학자나 작가가 아닌 현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 그는 평신도로서 끝없이 공부하고 순례하고, 엄청난 양의 자료를 모으는 과정을 거쳐 「동아시아의 순교이야기」를 펴냈다. 각 내용을 감수한 교회사와 신학 전문가들도 사제와 신학생, 교회사학자들이 먼저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김 씨는 “그리스도교는 유럽 종교가 아니라 아시아에서 탄생한 종교이지만, 여전히 아시아 곳곳에서 박해받고 있다”며 “여러 사상질서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아시아의 새로운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이들이 각국의 문화와 역사를 바탕으로 교회사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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