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피임이 하나로 연결돼 있던 성과 결혼과 자녀를 분리시켰으며, 이 분리가 건강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 해를 끼친다”는 주장이 제4회 버나드 원길 리 가톨릭 인본주의 국제포럼에서 제기됐다.
2일 경기 부천 원미동 가톨릭대학교 김수환추기경국제관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포럼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맞고 있는 가족 공동체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고자 ‘결혼과 출산’을 주제로 열렸다.
포럼 중 ‘변화하는 미국 가정’을 주제로 강연한 미국가톨릭대 존 가비 총장은 50년간 미국 텔레비전에 등장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변화하는 미국 가정의 결혼과 출산, 성에 관한 인식을 분석했다.
가비 총장은 “피임은 사실상 성의 가치를 떨어뜨렸고, 남녀의 유대 관계를 어렵게 만들었으며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며 “성과 결혼의 분리가 성관계를 그저 서로 원할 때 공유하는 쾌락적인 경험으로 바꾸고, 성과 자녀의 분리가 미혼모, 한 부모 가정의 증가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성문화를 바꾸는 최선의 방법은 가정을 꾸리는 모범”이라고 강조하고 “우리와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다른 모든 사람들이 진실을 알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에 비춰 결혼과 다산의 의미를 살펴본 미국 워싱턴대교구 이덕효 신부도 물질주의가 가져온 결혼과 출산의 위기를 지적했다.
이 신부는 “혼인 생활의 물질적 측면이 영성적 차원과 분리될 때 분열과 단절이 생긴다”고 지적하고 “결혼과 출산이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생명과 사랑의 하느님과의 친교에 참여함으로써 삶의 신비를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포럼 중 제3세션에 마련된 가톨릭대 인간학연구소 심포지엄에서도 성에 관한 근원적인 이해의 상실이 건강한 결혼과 출산에 장애가 된다는 점이 강조됐다.
‘혼인과 출산: 그리스도교 윤리와 성’을 발표한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이인국 교수는 “대부분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소위 ‘성교육’은 남녀의 신체 구조적 차이, 임신의 과정, 그리고 피임 방법에 대한 교육에 그치는 실정”이라며 “인간의 몸과 성에 대한 인간학적, 철학적, 그리고 의학적인 측면에서 근본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대는 가톨릭정신을 실천하며 이웃에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았던 고 이원길 선생의 삶을 기리고, 가톨릭 인본주의 사상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2011년부터 버나드원길리 가톨릭 인본주의 국제포럼을 실시해오고 있다.
한편 이날 포럼의 4세션에는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마련, ‘한국사회의 결혼과 출산’에 관해 재한 외국인 대학생 연설대회와 가톨릭대학생 토론대회, 지난 6~8월에 진행된 ‘발전적 가정 공동체를 위한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의 시상식 등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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