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4일 오후 5시45분(로마시간) 자신의 명의본당인 로마 성 크리소고노(San Crisogono) 성당에서 취임미사를 집전하고 본당 명의사제로서 소임을 시작했다. 이날 취임미사는 오랜 전통과 권위에 따라 교황청 전례원 케빈 길래스피(Kevin Gillespie) 몬시뇰이 파견돼 모든 예절을 준비하고 전례총괄을 맡아 진행했다.
염 추기경은 예식에서 성수를 뿌리며 성당을 축복한 후 길래스피 몬시뇰과 본당 주임 베난지오 디 마테오(Venanzio Di Matteo) 신부와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했다. 미사 시작 전 길래스피 몬시뇰은 라틴어로 교황 임명장을 낭독했다. 이어 본당 주임인 베난지오 신부가 이탈리아어로 통역을 마치자 전례에 함께한 모든 신자들이 박수로 축하했다. 베난지오 신부는 미사 중 성 크리소고노 본당공동체를 대표해 염 추기경에게 ‘성모자상’ 부조를 선물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이탈리아어로 행한 강론에서 “한국에는 1만 명에 달하는 많은 순교자들이 계신다”며 103위 성인과 지난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복자로 선포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를 소개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순교는 살아있는 복음이며 우리의 어떤 말보다 더 강한 증언”이라고 강조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마련해 주신 상급을 받기까지는 이 세상에 많은 장애가 있다. 순교자들의 모범을 본받아 어떠한 값을 치르더라도 그 상급을 받기 위해 힘껏 달려 나가자”고 전했다.
미사 후 전례원 길래스피 몬시뇰이 취임 확인서를 낭독하고 염 추기경과 미사 공동집전자 및 참석 사제단이 확인서에 서명함으로써 이날 행사는 마무리됐다. 절차에 따라 길래스피 몬시뇰이 확인서를 교황청 전례원으로 가져감으로써 염 추기경은 지난 2월 22일 추기경으로 임명된 이후 정식으로 성 크리소고노 본당 명의사제로 소임을 시작하게 된다.
이날 미사에는 로마에 체류 중인 서울대교구 및 타 교구 사제들과 수도사제 60여 명이 참석했으며, 신자 300여 명이 함께해 염 추기경의 새 명의사제의 취임을 축하했다.
추기경은 ‘로마의 주교’인 교황을 보좌하므로 로마 시내 본당의 주임사제를 맡는다는 관례에 따라 로마 시내 한 본당의 주임을 맡게 된다. 교황은 추기경 서임 때 명의본당을 함께 임명한다. 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되면서 로마 시내 트레스테베레 지역에 위치한 성 크리소고노 본당 명의사제로 임명된 바 있다.
성 크리소고노 성당은 301년 순교한 로마 초기 순교자 성 크리소고노를 공경하며 건립된 성당으로 고딕양식의 대표적인 초기 그리스도교 성당이다. 레오 13세 교황이 추기경 시절 이 성당의 명의사제로 임명돼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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