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어렵던 시절에 배불리 먹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 우리 조상들은 음식 앞에서는 언제나 후한 인심을 자랑했다. 손님을 초대하면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한상 가득 먹음직스런 음식을 차려야 한다는 풍습이 생겼을 정도다. 하지만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지금, 넉넉한 음식 인심은 이제 ‘독’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1년간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약 500톤에 달한다.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28% 이상을 차지하는 양이다. 이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연간 8000억 원에 달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환경파괴는 물론 경제적인 손실까지 발생시킨다. 또한 식재료 공급의 불균형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지는 만큼 지구촌 이웃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가정과 학교, 일반 식당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을 놓고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식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이에 지구촌 기아 퇴치를 위한 캠페인 ‘음식, 쓰레기가 아닙니다!’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카리타스는 실천적 프로젝트 3단계로 ‘소박한 밥상’을 내놓았다. 전 세계 굶주리는 이웃들의 생명을 살리고 소비적인 식생활을 바람직하게 바꾸려면 제철음식으로 단순하게 조리한 소박한 밥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카리타스가 제안하는 소박한 밥상은 복잡한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제철 식재료로 단순하게 조리한 반찬 3~4개와 밥, 국으로 차려진 밥상이다. 가을이 제철인 식재료로 참나물과 감자, 버섯, 시래기 등을 추천하기도 했다.
소박한 밥상 문화는 외식 문화도 변화시킬 수 있다. 음식 낭비가 심각한 우리나라 외식 문화 안에서 소비자 스스로가 먹을 만큼만 덜어내고, 남은 것은 집에 가져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는 먹을 것이 없어 기아에 시달리는 이웃들을 위해서도, 환경과 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변화이다.
※문의 02-2279-9204, www.caritas.or.kr
건강과 환경을 지키는 ‘소박한 밥상’ 실천 수칙
1. 일주일 식단에 따른 밥상 준비하기 >> 일주일 단위의 식단에 따라 장을 본 후, 이에 알맞은 밥상을 준비하는 습관을 들인다.
2. 제철 음식으로 소박하게 조리하기 >> 영양소가 풍부한 제철 음식 재료를 위주로 단순하게 조리해 건강을 지키고 환경을 보호한다.
3. 외식 시 적정량 주문하기 >> 외식을 할 경우, 간소하게 음식을 주문하며 양이 많다고 생각되면 자발적으로 양을 적게 요구한다.
4. 외식 시 남은 음식 포장해오기 >> 휴대용 도시락 용기를 소지해 부득이하게 음식을 남기게 되면 포장해온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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