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부(담당 홍근표 신부)는 19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 대강당에서 ‘노인자살 문제의 사목적인 해결 방안’을 주제로 2014 가톨릭 노인사목 심포지엄을 열었다.
노인사목부 산하 ‘노인사목연구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된 이 심포지엄에서는 ‘노인 자살 예방을 위한 존엄치료 접근’, ‘시니어아카데미 교사를 위한 자살 예방 교육’, ‘노인자살 문제에 대한 사목적인 접근 모색’, ‘신앙 안에서 행복한 노년의 삶’, ‘존엄사의 소극적 자살 문제’ 등에 관한 다양한 실천사항들이 제기됐다.
특히 노인사목부 담당 홍근표 신부는 ‘가톨릭교회의 사목실천 방향’에 관한 발표에서 “자살 기도자의 종교 분포에서 천주교 신자가 3.5%로 ‘종교 없음’ 65.5%, 개신교 16%, 불교 9% 등보다 낮았다”며 “한국교회는 자살 등에 관한 보편 교회의 가르침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방식으로 전 국민들에게 알려야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 기조 강연에는 이강숙 교수(가톨릭대 의대)와 이동호 신부(가톨릭대 교수)가 각각 나섰다. 이강숙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노인자살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통념들을 지적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예방책을 제시했다. 또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예방책으로 가족과의 연대감 향상을 강조했다.
이동호 신부는 강연에서 생명과 죽음, 자살, 안락사에 관한 교회 가르침을 밝히고, 최근 더욱 심각한 문제점으로 떠오른 의사조력자살과 사전의료지시서에 대한 성찰을 이어갔다.
이에 앞서 서울대교구 총대리 조규만 주교는 격려사를 통해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이른바 100세 시대를 맞이했지만, 이 발전이 행복하게 살게 해주진 않는다”며 “노인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노인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하며, 이 행복은 하느님 안에서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이동숙 교수 (명지대) - 노인자살 예방을 위한 존엄치료 접근
“말기환자 치료법, 노인상담에 접목”

최근 우리나라에서 노인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계획, 실시되고 있는 전략들 중에는 노인 상담전화 운영, 노노 케어 프로그램, 노인 돌보미, 게이트키퍼 양성 등이 있지만,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존엄치료는 말기환자를 대상으로 그들의 존엄 유지를 위해 개발된 새로운 단기 정신치료적 개입이다. 이 프로그램은 9가지 질문을 통해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자신에게 중요한 것 등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를 제공하고 그 내용을 주변에 전달해, 스스로가 자존감을 높이고 존엄을 달성하고 유지하도록 돕는 방법이다. 존엄치료의 접근방법이 말기환자들의 존엄(76%), 희망(91%), 목적감(68%), 의미감(67%)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유익한 결과와 이를 우울증이 있는 노인의 상담에 적용한 경험에 비추어, 이 프로그램이 상실감과 절망감, 심한 우울 등으로 자살 위험이 있는 노인들에게도 효과적인 접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조해경 교수(경기대) - 시니어아카데미 교사를 위한 자살 예방교육
“농촌 노인 사목적 프로그램 시급”

농촌으로 갈수록 초 고령의 비율이 높고, 교육과 문화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되고, 홀로 남은 노인들의 삶이 더욱 힘겹고 외롭다는 유추 해석이 가능하다. 농촌본당 등에서 재가복지서비스와 보건서비스를 통합해 노인신자들을 보다 잘 보살피고 관리하는 체계를 갖춰야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현재 실천하고 있는 자살 예방 교육은 대부분 도시형이다. 이에 따라 시골 노인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와 프로그램 마련은 시급한 과제로 제시된다.
노인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노인들을 위한 존엄한 죽음과 신앙에 관한 교육을 제안한다. 각 본당에서 신자 재교육 차원에서 여는 각종 특강 주제를 노인들을 위한 주제로 선정하고, 노인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노인들이 봉사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노인자살 문제는 자살증세 초기발견 시 전문상담 및 치료를 통해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한 만큼,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노인자살 위기 개입과 지역사회 연계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여인영 신부(서울 태릉본당 주임) - 노인자살 문제에 대한 사목적인 접근 모색
“각 본당-지역 단체 연계활동 효율적”

지역 종교단체의 자살예방 사업을 지원하고, 자살위험군 방문간호 서비스 확대, 자살유가족 지원센터 운영 강화, 독거노인 친구 만들기 등도 실시했다. 아울러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를 연계하고, 행복여행과 도시농장 등을 추진해볼 수 있다.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질병으로서 복합적인 문제다. 따라서 다채로운 대책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구청과 함께 지역사회의 전문적인 단체들과 연계해 활동한다면 그 안에서 각 본당이 해야 할 사목적인 역할들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자살 예방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 주도 사업에서, 민간 주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더더욱 본당이 지역 공동체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김문태 교수(가톨릭대) - 신앙 안에서 행복한 노년의 삶
“삶과 죽음 대한 의식 재정립 필요”

교회는 우선 노인들의 의식이 전환될 수 있도록 교육의 장을 보다 광범위하게 또한 정기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죽음관과 내세관을 확고히 세울 수 있는 사말교리 뿐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전반적인 교리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아울러 교회는 노년을 맞은 그리스도인들이 다양한 단체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노인들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노인이 타인에게 존중받고자 하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함으로써 능동적인 존재로 당당하게 서고,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는 한편 스스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
정재우 신부(가톨릭대 교수) - 존엄사의 소극적 자살 문제
“마지막 순간까지 따뜻한 돌봄 받아야”

호스피스와 같이 사랑과 돌봄의 분위기에서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환자분들에게선 안락사나 존엄사의 요구가 나오지 않는다. 대개 안락사나 존엄사 이야기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관에서 비롯된다. ‘이렇게 사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혹은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원의는 자살과 통한다.
갈수록 개인주의가 강해지고, 모든 것이 경제적 비용으로 환산되는 요즘 분위기에서 돌봄을 필요로 하는 처지가 짐이 되는 것으로 느껴질 때, 안락사나 존엄사의 욕구는 강해질 것이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우리 교회가 할 일 중 하나는, 돌봄이 짐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길이라는 것을 말과 행동으로 전하고 증언하는 것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분들에 대한 돌봄과 보살핌의 체계를 다듬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일선의 업무에서 벗어난 분들이 그런 실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은 모습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