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소장 이규성 신부)는 18~20일 서강대 다산관에서 ‘신학, 지금 여기(Theologia, Hic et Nunc)’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 해외 석학들을 초청하여 21세기 한국사회가 처한 다양한 상황 안에서 신학의 의미를 모색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헌장」(Lumen Gentium) 반포 50주년, 예수회 회복 200주년, 20세기 가톨릭 신학자 칼 라너 신부의 서거 30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학술대회는 특히 교회를 ‘세상 속의 교회’로 선언한 교회헌장의 정신과 적응주의 선교방식을 취했던 예수회의 선교역사, 그리고 현대세계와의 대화를 시도한 칼 라너 신부의 신학사상을 통해 ‘지금 여기서의 신학’이라는 공통주제를 끌어내고 한국이라는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전파하는 신앙인의 삶을 조명했다.
2박3일간 독일, 프랑스, 인도 등 해외석학들과 한국의 발제자들이 참석한 학술대회의 첫째 날에는 예수회한국관구장 정제천 신부의 축사로 시작해 ‘교회헌장의 신학’에 대한 학술발표가 이어졌다. 둘째 날에는 ‘예수회의 역사’ 대한 발제가 진행됐으며, 마지막 날에는 칼 라너 신부의 신학에 대한 다양한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정제천 신부는 축사를 통해 “예수님처럼 생명을 살리는 신학, 용서하고 포용하는 신학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들어야 한다”며 “신학을 한다는 것은 이 시대의 갈망과 요청에 대해 사랑의 응답을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주원준(한님성서연구소) 연구원은 구약신학적 맥락에서 칼 라너 신부의 ‘익명의 그리스도인’(Anonymous Christian) 개념의 수용가능성을 모색했다.
주 연구원은 “최근 구약학 교육을 위한 비교종교학과 고대근동학에 대한 이해가 발전하면서 새로운 신학적 논지가 필요하게 됐다”며 “‘고대 근동 세계에서 익명의 하느님 백성’을 인정하는 일은 신학적으로 타자를 더 폭넓게 받아들이는 최근의 경향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루보미르 쟈크(Lubomir Zak·로마 라테란대학교) 신부는 칼 라너가 명명한 ‘기초적 교회론’(Ecclesiologia fundamentale)의 해석학적 입장에서 ‘교회헌장’의 현재적 의미를 제안했다.
쟈크 교수는 “공의회 이후 공의회의 지지자들과 증언자들이 칼 라너 신부의 실재상징(simbolo reale)이라는 열쇠말로 교회와 신학을 위해 의미 있는 격려를 하고 있다”며 “단순히 과거의 교회가 아니라 교회의 충실한 신랑이신 그분을 중심으로 ‘교회적’인 모든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드레아 R. 바틀로그(Andreas R. Batlogg·독일 ‘시대의 소리’ 편집장) 신부는 “칼 라너 신부의 강의록은 페이퍼 형식으로 여전히 교수들끼리 회람되고 있다”며 “비록 칼 라너 신부의 총서는 아직 완벽하게 발행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활발히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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