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성을 기원하며’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번 담화문은 124위 복자의 시복식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직접 주례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전한 메시지와 124위 복자의 시성을 위해 신자들에게 요구되는 노력을 담고 있다.
안명옥 주교는 교황이 124위 순교자를 시복하면서 순교자들이 지닌 ‘애덕’을 특별히 본받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시복식 강론에서 “순교자들의 모범은 신앙생활에서 애덕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며 “124위 복자들은 세례 받은 모든 이의 동등한 존엄성을 받아들였고 당대의 엄격한 사회 구조에 맞서는 형제적 삶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시복시성특위 총무 류한영 신부는 이에 대해 “1925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된 한국교회 최초의 기해·병오박해 79위 순교자 시복식 후 ‘믿음과 용덕’이 강조된 것과 다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1925년 7월 20일 조선교회 주교단은 ‘새로 나신 복자를 향하여 하는 축문’이라는 제목의 경문을 반포해 첫 문장에서 “치명하신 복자들이시여, 너희는 성총의 힘을 입으시어 신덕과 예수 그리스도 사랑과 복음과 성교회를 위하여 피를 흘리셨나이다”라고 말했다.
124위 복자의 애덕이 특히 강조된 것에 대해 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 조광(이냐시오) 교수는 “124위 복자의 주류를 이루는 ‘초기 순교자’들이 깨달아 실천하고자 했던 인간관은 하느님의 존재를 전제로 인간은 존귀하고 평등하다는 사실”이라며 “인간의 기본적 권리와 자유, 정의를 위해 투신하고 몸을 바치는 것 또한 순교라는 발터 카스퍼 추기경의 말처럼 우리는 초기 순교자들의 영성을 되살려 ‘현대의 순교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 주교는 담화문에서 124위 복자의 시성에 필요한 기적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124위 복자에게 전구를 청하는 구체적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 124위 복자들은 하나의 안건으로 묶여 있어 가장 확실한 한 건의 기적 심사를 통과하면 시성이 되기 때문에 신자들은 기도 지향을 124위 복자 ‘전체’에 둬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 영남대 김정숙(소화데레사) 교수는 “124위 복자가 한꺼번에 탄생됨으로써 그들 개개인의 삶과 영성까지도 무더기로 뭉뚱그려져 넘어갈까 염려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24위 복자화를 그린 김형주(이멜다) 화백은 “103위 성인의 경우 전체 성인화 외에 개별 초상화가 몇 점 없는 반면 124위 복자는 각자의 인품과 신앙이 표현된 개별 초상화가 모두 그려져 각 교구와 신자들이 124위 복자 현양에 적극 활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업교회사연구소 소장 차기진(루카) 박사는 124위 복자 시복의 은총은 시성을 위한 순교자 현양의 의무와 함께 온다면서 “사목권자의 성급한 결정, 정확한 고증 없이 성지나 순교자 이미지 부여 등의 우를 범해 순교자 현양운동을 세속화 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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