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5시15분 ‘희망의 집’에서 ‘태아동산’으로 이동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후 침묵 속에 생명을 위한 기도를 바쳤다.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해야했던 아기들의 영혼을 기억하는 장소에서 교황은 묵묵히 기도했다. 신자들도 숨을 죽이고 함께 기도했다.
태아동산은 지난 2000년 전국가정대회 때 청주교구가 낙태되는 아이들을 위하고자 꽃동네 내에 마련한 장소다. 당시 매일 낙태되는 4000여 태아들을 위한 4000여 개 나무십자가가 태아동산 성가정상 앞에 세워졌고, 현재는 그 중 1000여 개의 십자가가 남아있다.
아이의 생명은 부모의 소유가 아니다. 심각한 장애가 있다고 할지라도 주님께서 주신 소중한 삶을 기쁘게 살아갈 수 있다. 기도를 마치고 뒤를 돌아본 교황은 그 산증인인 이구원 선교사(25·성 황석두 루카 선교회)를 만났다. 이 선교사는 팔다리가 모두 없는 선천성 사지절단증 장애인으로 태어났다. 교황은 이 선교사의 눈높이에 맞춰 허리를 숙이고 손을 내밀며 미소 중에 인사를 나눴다.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림받았지만 이 선교사는 ‘청주 자모원’에서 성장하고 대전가톨릭대학교를 졸업, 2011년 선교회에 입회해 주님의 사랑을 널리 전하고 있다. 교황과 함께 생명동산에서 기도한 이 선교사는 “생명운동과 선교에 동참하겠다”며 “특별히 생명수호, 세계 자살율 1위인 우리나라에 생명의 소중함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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