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문학사는 한국 천주교 역사와 그 길을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한국 천주교는 더 많은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문학과 접점을 이룬다.
우선 한국교회는 조선 후기 실학자 등이 자발적으로 천주교 서적을 읽고 배운데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보다 많은 이들에게 교리를 전하기 위해, 그 내용을 한글로 옮겨 민요 가락 위에 얹는 시도가 이어졌다. 이러한 한글 가사체인 ‘천주가사’는 사회적 퇴조를 겪은 이후에도 성가의 가사, 상장례 기도문 등의 형태로 전해져왔다. 또 서구 문학 양식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던 1930년대 조선 문예계에서도 가톨리시즘을 견지한 문학 활동이 두드러졌으며, 2000년대 문단에서는 신자 문학인 수가 급증하며 천주교 문학의 범위를 확장해왔다.
최근 발간된 「한국 천주교문학사」(218쪽/ 1만8000원/ 소명출판)는 천주교를 가교 삼아 당대 문학적 토양 전체를 조망하는 책이다.
저자인 구중서 교수(수원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베네딕토·78)는 “한국 천주교문학사는 한 종교 범위 안에 머무는 내용이 아니라, 가톨릭이라는 보편성 안에서 민족 문학의 구체적 역사 현장을 드러냈다는데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 천주교 문학사는 한국의 민족 문화가 세계 문화와 만나 서로를 풍요롭게 하는 과정이었다는 말이다. 특히 천주교가 한국 문학 속에서 어떻게 피어났는지를 고찰하는 과정에서 “종교문학이 종교라는 매개를 통해 ‘불변하는 진리’, ‘영혼의 구원’이라는 문학의 심원으로 닿는 문학”임을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고 전한다.
아울러 구 교수는 “문학예술은 인간 본연의 자질과 세계를 이해하고 완성시키려고 노력하며, 인간의 보다 나은 운명을 개척하는 데에 이바지한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목헌장 62항)는 보편적이고 실제적인 인식에서 출발해 문학의 구체적 현장을 역사 안에서 밝혀보려 했다”며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물음을 던져보길 권고한다.
이 책에서 구 교수는 구체적으로 동아시아와 서양이 각종 서적들을 통해 만난 과정을 밝히고 있다. 이어 다산 정약용을 조선 천주교문학의 흐름을 투영하는 인물로 제시, 그의 문학세계와 천주교를 믿은 배경 및 신앙생활 등을 다뤘다. 또 천주가사 작품들을 살펴보고 분석함으로써 천주가사의 양식적 특성과 의미를 설명했으며, 정지용·구상 시인과 한무숙 소설가의 작품 등을 대표적인 천주교 문학으로 소개했다. 마지막 장에서는 ‘오늘의 한국문학에 대하여’를 주제로 문학예술의 보편적 가치와 사명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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