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는 교황이 부에노스아이레스교구장 시절 펼친 강론과 연설, 편지와 보고서 등을 한데 모은 책이다. 표현한 때와 장소, 대상 등은 달라도 그의 모든 말과 글은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로 귀결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복음 말씀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교회 가르침에 관한 해설도, 심각한 사회문제에 관한 분석도, 어려운 단어로 점철된 이론이 아니라 앞에 앉은 친구에게 말하듯 풀어낸다. 이 책에서도 아르헨티나 현지의 구체적인 상황을 두고, 한마디 한마디를 이어간다. 마약과 알코올, 문란한 성문화에 노출된 청소년, 길거리를 떠도는 어린이들과 버려진 노인들, 문질만능으로 인한 극심한 빈부 격차와 그로 인해 피폐해지는 인간의 존엄성 등 각종 사회적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예리하게 분석한 내용들이다.
때론 질문을 던지고, 때론 권고를 하고, 자주 부탁도 한다. 불특정 ‘그들’이 아닌 바로 ‘나’와 ‘우리’에게 전하는 말들이다. 무엇보다 온갖 사회문제들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거나, 외면하는 이들을 향해 “이 모든 문제는 바로 나와 우리의 문제”라고 강력하게 호소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한 내용은 각각 ‘사랑의 실천 여부가 심판의 기준’, ‘모든 것을 새롭게 해 주시는 분’, ‘하느님의 숨결인 생명’, ‘복음을 선포하는 용기’ 등의 주제 아래 각각 엮었다. 아르헨티나 현지 상황은 물론 각 강론과 연설의 배경과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주도 꼼꼼히 첨부해 책에 대한 관심을 북돋운다.
교황의 말과 글을 우리말로 옮긴 김혜경 박사는 “종교를 떠나 현대인은 누구나 공통된 외로운 면을 가지고 있고, 가난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며 “이 책은 그 원인을 하나씩 살펴보게 함으로써 기쁘게 살 수 있는 방법, 행복한 신앙인의 여정을 갈 수 있는 방법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