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를 쓰듯 즐겁고 행복한 작업이었습니다.”
이해인 수녀(클라우디아·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교황 트위터에 올라오는 말씀을 통해서다.
지난 1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수녀는 “정작 트위터는 하지 않지만 정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팔로워가 된 것 같았다”며 “앞으로도 교황님께서 트위터를 통해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고백했다.
이 수녀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위터로 전한 짧은 메시지와 자신의 기도와 묵상을 엮은 책 「교황의 트위터」(프란치스코 교황·이해인 수녀 지음/240쪽/1만3000원/분도출판사)를 냈다. 지난해 3월부터 올 7월까지 올라온 300여 편 가운데 110여 편을 뽑아 답글 형식으로 묵상글을 썼다. 트윗이 올라온 날짜에 쓴 일기와 메모를 되새기며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내용들을 담았다.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선하고 아름답게 가꿀 수 있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이 책을 통해 교황님의 말씀을 내 식대로 묵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요.”
그는 세월호 참사와 축구 등을 언급한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특별히 가장 좋아하는 말씀은 ‘우리 식탁에 여분의 자리를 남겨 둡시다. 생필품이 부족한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자리를 말입니다’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챙기는 사랑의 마음이 깊이 와 닿았어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간접적으로 만나면서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자극을 받았어요.”
올해 수녀회 입회 50주년이자 칠순을 맞은 이 수녀는 종교인이면서도 자유로운 모습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생의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자신에게는 엄격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는 애덕을 베푸는 교황을 통해 위로와 영감을 받았다.
“더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교황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떠올리면 없는 시간도 내게 되더라고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번째 권고문 「복음의 기쁨」을 성경과 마찬가지로 인생지침서로 삼겠다고 전한 이 수녀는 교황 방한에 대한 기대도 컸다.
“시복식과 아시아 청년대회도 중요하지만 분단된 국가의 한 국민으로서, 화해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교황님께서 해주시면 좋겠어요. 또한 이번 교황님의 방한으로 우리 모두가 선해지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암 투병 중인 그는 8월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수도자와의 만남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만나게 된다면 암 환자를 위한 기도를 부탁하고 싶다고 했다.
이 수녀는 8월 7일 오후 7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가수 김태원씨와 민들레국수집 봉사자들과 함께 북콘서트를 연다. 북콘서트를 통해 마련되는 수익금은 민들레 국수집에 기부할 예정이다.
분도출판사 부사장 허성석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는 “북콘서트는 교황의 말씀에 담긴 정신과 가르침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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