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가난하고 외로운’ 노인들이 자살로 내몰리는 비율이 급증, 이들을 지속적으로 돌보는데 교회도 보다 적극적인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국민이 자살로 인해 사망하는 비율은 10년째 연속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1위로 드러났다. 게다가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이 급증, 노인들을 위한 긴급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 뿐 아니라 종교계와 시민단체 등이 더욱 긴밀히 연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가 3일 발표한 ‘OECD 건강 통계 Health Data’(2012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에 의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으로, OECD 평균 12.1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무려 80.3명에 이른다.
이전에도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2000년 인구 10만 명당 36명에서 2011년에는 81.9명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수치를 보여 왔다. 이렇게 단기간 특정 연령의 자살률이 훌쩍 뛴 것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OECD 회원국 중에서도 노인 자살이 급증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자살을 시도하는 이유도 건강상의 문제(32.6%)에 이어 경제적 어려움(30.8%)과 부부, 자녀, 친구와의 갈등 및 단절(15.6%), 외로움(10.2%, 이상 보건복지부 통계) 등으로 조사됐다. 또 힘든 상황에서 도움 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인 사회적 고립도는 OECD 평균 8.9%의 두 배 이상인 20.2%로 나타났다.
지난 수년간 정부를 비롯해 사회 각계는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낮아지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가 급증하는 노인 자살률” 때문이라고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전체 자살률을 낮추는 우선적인 노력으로 노인 자살 예방이 중요한 과제로 제기됐지만, 자살 취약계층 노인들을 돌볼 사회적 인프라 구축은 여전히 미비한 형편이다.
특히 자살예방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개개인을 보살피는 공동체로서의 기능을 잃어감에 따라 자살 예방에도 큰 힘을 쏟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빠르게 진행 중인 고령화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자살 취약계층 노인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도 지속돼왔다.
이러한 실태에 관해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 센터장 손애경 수녀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일반인 뿐 아니라 신자들도 노인 자살을 비롯해 자살의 심각성을 잘 못 느끼는 현실”이라며 “고독감으로 인한 정서적 어려움은 모든 노인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손 수녀는 “각 본당은 자살예방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우수한 거점”이라며 “본당 네트워크와 각 지역자치단체 및 전문기관들의 돌봄 서비스가 연계되는 사회안전망은 노인 자살을 예방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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