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D의 프로그램 구성 자체는 WYD와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3~4일 정도의 교구 대회 기간 동안 참가자들이 개최 국가 내의 여러 교구로 흩어져 홈스테이를 하면서 지역 교회의 신앙과 문화를 체험하게 되며, 4~5일 정도의 본대회 기간 동안 문화 공연 및 전시, 공동 기도와 미사, 친교의 축제 등이 마련된다. 물론 참가자 전원이 한 자리에 모여 영상으로 신앙증언을 전해들은 뒤 삼삼오오 모여 나눔을 한다거나, 다함께 순례 행진을 한다거나, 혹은 수십 개의 소그룹으로 나뉘어 아시아 젊은이들의 현실에 대해 토론을 하고 청소년·청년 사목기술 워크샵을 진행하는 등 프로그램 전반에 아시아적인 ‘대화와 참여’의 특성이 묻어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 사이사이 쉬는 시간 그리고 매일 밤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참가자들 사이의 만남과 대화는 ‘사목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관계맺음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는 청소년사목의 중요한 원칙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실제로 젊은이들, 청소년 사목자들, 그리고 주교들이 만남의 기쁨을 이어나갈 수 있는 장이 바로 AYD와 AYMM(아시아청소년사목자회의)이 돼왔고, 젊은 교회를 위한 대화와 협력, 연대를 계속해 왔기에 아시아 청소년사목의 쇄신과 발전이 이뤄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한국에서 개최하는 제6회 AYD의 2년 여에 걸친 준비과정은, 아시아 청소년사목 연대와 별다른 접점이 없었던 한국교회 사목자들과 젊은이들이 아시아의 사목자들과 함께 우정을 쌓고 향후 협력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본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처럼 의미 있는 아시아교회 청소년사목자들과의 연대 기회가 한국교회 전체로, 보다 전국적인 차원으로 확대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또한 인도나 필리핀 교회의 경우 AYD를 활용, 국가 전체의 청소년사목 구조를 쇄신,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 AYD 봉사자 훈련을 통해 이후 국가 사목 전체를 활성화해나갈 젊은이들을 양성하는 체계를 확립했는데, 이처럼 AYD준비과정을 한국교회 청소년사목 전체를 위한 기회로 적극 발전시키지 못한 것도 이번 아쉬운 점 중 하나다. WYD와 AYD의 특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청년대회는 단지 행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준비와 실행 과정 전체에 더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함으로써 교회공동체를 직접 체험하고, 복음화의 사도로 양성돼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AYD의 준비 과정에 모든 교구의 청소년·청년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가 전해지며, 그들이 아시아 교회의 젊은이들을 만나 연대하는 가운데 고무돼 한국 청소년·청년들의 전국적인 연대 조직과 소통 구조도 형성할 수 있었더라면 무척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도, 필리핀처럼 주교회의 산하 청소년사목담당국에 경험과 역량을 갖춘 사제·수도자와 풀타임 직원이 있지 않은 한 이처럼 전국적인 움직임을 이뤄내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대전교구는 이번 AYD 준비 과정 체험과 봉사자 양성을 통해 향후 청소년사목 발전을 위한 든든한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이번에 한국교회 전체 차원의 움직임을 일궈내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대전교구를 중심으로 맺어질 AYD 체험의 열매가 차차 전국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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