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18일 명동대성당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12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미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참석해 신자들과 함께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세월호 참사는 “직업 윤리 부재, 공직 사회의 관행, 안전 불감증, 재난 대응 시스템의 문제 등이 결과적으로 빚어낸 것”이라고 지적하고 특별히 “인간 생명 경시와 물질 만능 주의의 뿌리가 밑바닥에 박혀 있다”고 개탄했다.
추기경은 따라서 “정부는 이런 참혹한 사건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가려내야 한다”며 “사회 부조리를 바로잡고 국민에게 약속한 제대로 된 재난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추기경은 참담함 가운데에서도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서 희생된 이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한다“며 일부 승무원과 교사들, 사고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자원 봉사자와 민간 잠수사들 등 그리스도를 닮은 희생적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에게서 미래와 희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요한 23세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시성식 참석과 사제 피정을 위해 4월 23일 출국, 5월 16일 귀국한 뒤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를 바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서울대교구는 이날 추모미사에 이어 19일에는 사회사목국 주최로 저녁 7시부터 명동성당 성모동산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성모의 밤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물에서 생명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부활로’라는 지향으로 묵주기도와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행사로써 서울대교구가 지난 4월 23일부터 매일 진행해온 기도회는 마무리됐다.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훈일 신부, 이하 청주 정평위)도 12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추모미사를 봉헌,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함께 우리 모두의 참회를 위해 기도했다. 김훈일 신부는 강론에서 “세월호 참사는 자본의 입장에 치우친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드러낸 최악의 사건”이라며 “구조 과정의 문제와 진상 규명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부산교구 학교법인 성모학원 산하 고등학교들이 14일 부산가톨릭대 베리타스관에서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부산교구 학교법인 성모학원 산하 고등학교(대양전자통신고, 데레사여고, 성모여고, 지산고)는 14일 부산가톨릭대학교 베리타스관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성모학원 상임이사 김영규 신부와 교목 사제 공동 집전으로 마련, 4개 학교 300여 명의 교직원이 참석해 매년 열리는 스승의 날 기념행사를 대신했다.
김영규 신부는 강론에서 “세월호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고민하게 만든다”면서 “원칙을 무시하고 목적을 위해 과정을 소홀히 여기는 잘못된 생각과 삶의 방식들을 바꾸기 위해 선생님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