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을 들여다보면, 천여공의 20년 활약을 확인할 수 있다. 1993년 4월 17일 창립한 천여공은 1970~1980년대 실천적인 신앙을 지향하며 노동·빈민·사회복지·여성·장기수 후원·지역·탁아·환경 등 다양한 현장과 각 본당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많은 여성 신자들을 그 출발점으로 삼았다.
여성의 관점으로 교회와 사회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한 여성 신자들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여성 신자들이 서로 만나 뜻을 모으고 실천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천여공을 창립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천여공은 ▲교회 내 여성문제에 대한 연구 및 교육 ▲사회 구조악에 희생된 여성문제 연구·해결 ▲지역 여성 활동가와의 연대 및 지원 사업 ▲여성 고유의 전례 토착화와 영성 계발 ▲국내외 단체와 연대 활동 등을 그 활동 방향으로 삼고,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중심에서 천여공은 1995년 우리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교회 내 여성들의 현실을 자각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한국 천주교 여성 신자 실태 및 의식조사’와 함께 보고서를 발간하는 한편, 1997년에는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와 ‘제3천년대를 향한 한국 천주교 여성 사목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또한 여성 사목 문제의 개선점을 밝히며, ▲주교회의 산하에 여성사목국 또는 여성사목위원회 설치 ▲본당 사목회에 여성 신자 참여 비율 20% 보장 ▲교회 전례에서 남녀평등 실현 ▲남녀평등 사상 의식교육 등을 내용으로 제언을 펼치기도 했다.
무엇보다 천여공은 사회문제 인식과 더불어, 그동안 미흡했던 여성인권을 위한 실천으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연대,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바라는 구체적인 행동 중심의 활동을 지속해왔으며, 호주제도 폐지와 성매매방지법 제정을 위한 활동 등에 앞장서 왔다.
아울러,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천주교 성폭력 상담소(1998~2002), 미리암 이주여성센터(2004~현재), 가톨릭 여성의 전화(2007~2012) 등 부설기관을 설립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외에도 한국여성단체연합,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국제가톨릭지성인문화운동 등 국내외 연대활동을 통한 보다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활동을 찾고 실행에 옮기는 등 실천적인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 같은 20년 여정을 돌아보며 전임 회장 김선실(데레사)씨는 책 속에서 “천여공은 한국 가톨릭교회 안에서 여성문제에 초점을 둔 여성신자들의 대중조직을 표방하며 첫발을 내딛었고, 그동안 가톨릭 여성의 정체성을 가지고 실천적인 신앙인으로서 교회 안팎에 관심을 두고, 참여와 연대를 이어왔다”며 “의식 향상, 영적 성장, 교회 쇄신 등 앞으로의 과제를 고민하며 20년의 여정을 바탕으로 더욱 힘차게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