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의 노력이 응집돼 최근 우리말로 선보인 「성경 읽는 재미」는 성경을 하나의 이야기로서 읽고, 독자 스스로가 성경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도록 이끄는 설화분석 입문서이다.
‘이야기’는 인류만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남자든 여자든 인류는 늘 이야기를 주고받기 때문이다. 신앙인들 또한 오래 전부터 ‘이야기’를 해왔다. 이스라엘은 하느님과 그 백성 사이에 벌어진 사건들을 ‘이야기’했고, 초세기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이라는 엄청난 사건 직후에 수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이렇게 생겨난 성경 이야기들은 여러 세대를 거치며 믿음을 살찌워줬다. 성경이라는 책이 인류 역사의 훌륭한 보물로 손꼽히는 대표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성경 이야기들은 어떻게 구성됐을까?’ ‘성경 이야기를 풀어낸 설화자들은 각각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효과를 얻고자 했을까?’ ‘각 이야기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표지들은 무엇일까?’
「성경 읽는 재미」에서 풀어주는 ‘설화분석’법은 이렇게 성경의 설화성과 관련한 질문들에 보다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한국교회 성경 분석 방법론은 텍스트 자체의 구성과 의미보다 텍스트 너머에 있는 역사적 배경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평가되어 온 터라, 「성경 읽는 재미」의 번역 출간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실제 성경 속 이야기들은 오랫동안 구전을 통해 형성됐고, 믿음 깊은 저자들의 손을 통해 신중하게 편집됐다. 때문에 언뜻 보기에는 순진한 듯한 이야기 위에는 설화자의 노련한 전략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독자들이 설화분석의 새로운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을 곁들였을 뿐 아니라, 연습 문제를 통해 개념 이해의 정도를 스스로 측정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저자들은 한국 독자들에게 전한 글을 통해 “성경 읽기에서 설화학적 읽기 도구의 단순성과 유연성은 모든 독자가 성경 텍스트에 좀 더 쉽게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며 “학문적 주석 분야에서도 이제 다양한 독서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고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