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 노안성당 앞 고추밭,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신학생들이 모종을 심고, 끈으로 줄기를 고정시키고 있다. 구슬땀을 흘려가며 일하는 신학생들은 광주대교구가 아닌 대구대교구 신학생들이다.
“지역감정 상관없이 왔다면 거짓말이겠죠? 솔직히 광주대교구 신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했어요. 광주대교구 신부님들은 몰라도 신자들을 만날 기회는 평생에 얼마 없을 거 같아서 자원해서 오게 됐어요.”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과정 중 하나인 제2영성의 해를 맞아 타교구의 공소를 체험하게 된 신학생 중 4명이 광주대교구를 찾아왔다. 3월 1일부터 4월 20일까지 장산공소, 소록도, 홍도1구·2구 공소를 체험하고 광주대교구 노안본당으로 온 장개석(베드로), 이진혁(안셀모), 오승수(미카엘) 신학생과 나중에 합류한 최규민(사도요한) 신학생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중이다. 신학생들은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교회 공동체 내에서 일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를 깨닫고 있다.
“여태까지 해오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이렇게 고생할 일이 없을 꺼라 생각해요. 신자분들하고 함께 땀 흘리면서 땅을 일구는 것이 솔직히 쉽진 않지만 정말 소중한 기회라 생각합니다. 바쁜 일정이라 해도 자기가 시간 짜기 나름이라 생각해요. 자신이 지향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서 달라지죠.”
논, 밭, 양계장 가리지 않고 신자들이 일손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디든 간다. 비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쉬는 날도 없이 일을 한다. 그러면서도 성무일도와 거룩한 독서 등도 결코 빼놓지 않는다. 8월 5일까지 신학생들은 정신없이 바쁜 일정들을 소화해나갈 계획이다.
노안본당 주임 이영선 신부는 “신학생들에게 여기 와 있는 동안 목에 숨이 차도록 일을 해보도록 하고 있다”며 “교회에서 끊임없이 가르치고 있는 ‘가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목자가 될거니까 사목에 대해 깊이 통찰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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