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B. 로이터 신부 지음/ 224쪽/ 1만원/ 도서출판 으뜸사랑

“성모님이 나의 죄가 적힌 목록을 예수님에게서 훔쳐 내시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지요….”
찰리라는 실존인물은 암 투병 중 겪은 이 체험담을 제임스 B. 로이터 신부에게 보냈다. 이 이야기는 로이터 신부가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필리핀 전역에 알려졌다.
로이터 신부는 미국 출신의 예수회 사제로 2012년 선종할 때까지 74년간 필리핀에서 사목활동을 펼친 인물이다. 교수, 작가, 연출가, 방송 진행자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으로부터 ‘언론 분야에서 가톨릭교회에 기여한 특별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필리핀 ‘가족 묵주 운동’의 전파자로서 잘 알려져 있다.
로이터 신부는 아흔 나이에 「마마 마리아 Mama Mary and her children」(224쪽/ 1만원/ 도서출판 으뜸사랑)라는 책을 써냈다. 자신의 기도를 하느님께 전해주신 ‘엄마 마리아’에게 감사하는 이들의 사연을 더욱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필리핀 신자들이 보여주는 성모신심은 세계 어느 교회보다 두드러진다. 로이터 신부도 책의 서문에서 “필리핀에서 성모님에 관한 책을 쓴다는 것은 해 뜨는 것에 관한 책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일이 못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다만 성모님이 한 영혼을 하느님께 더 가까이 데려가시는 일에 이 책이 활용되길 바란다”며 집필에 나섰다. 책의 부제 또한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붙였다.
「마마 마리아」 전반부에서는 로이터 신부 자신과 가족들이 성모 마리아의 전구를 체험한 실화를, 후반부에서는 필리핀 각지에서 보내온 체험담을 만나볼 수 있다.
로이터 신부는 이 책을 통해 무엇보다 성모 마리아는 우리를 끝없이 돌봐주시는 분, 같은 인간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가 소개하는 생생한 실화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왜 마리아를 ‘엄마’라고 부르는지, ‘엄마’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등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별히 각 사연들은 성모 마리아를 통한 전구, ‘청원기도’의 힘과 필요성을 새로 인식하도록 돕는다.
「마마 마리아」 출판기획과 번역을 담당한 전문 번역가 최용호(안드레아)씨는 “청원기도를 드린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이 바라는 것을 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유한한 존재임을 성찰하고 하느님께서 나를 지어내신 창조주이심을 고백하는 기회”라며 “이 책에 실린 실화들은 ‘엄마’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엄마’에게 효도(공경)하게 되고 그 모범을 따르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5월 성모성월을 맞아, ‘우리의 전구자’ 성모 마리아의 면모와 전구의 힘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