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의 의미를 보다 쉽게 되새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심행위가 일상화된다면, 이러한 수동적 태도를 넘어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예수부활대축일부터 성령강림대축일까지 이어지는 부활 시기, 교회는 각 처마다 부활의 신비를 묵상할 수 있도록 돕는 ‘빛의 길(Via Lucis)’ 봉헌을 추천한다.
정진석 추기경도 “부활시기가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기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를 지내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무덤덤해 보이기까지 한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본당마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빛의 길’이 세워져 신자들의 부활 신앙에 큰 도움을 주고, 보다 깊은 부활 신비의 삶을 살길 바란다”고 권고한 바 있다.
최초의 ‘빛의 길’은 제16대 교황인 성 갈리스토 1세의 카타콤(비밀 지하 묘지) 벽에 새겨진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빛의 길’은 보편적인 신심행위로 이어지진 못했다.
이후 1990년 살레시오회 사비노 팔룸비에리 신부는 갈리스토 1세 교황이 남긴 내용에, 부활 후에 일어난 다른 사건들을 더해 ‘빛의 길’ 14처를 만들었다.
교회는 이 ‘빛의 길’을 ‘십자가의 길’의 연속이자 완성된 기도로 평가, 평소 사순시기나 금요일에 ‘십자가의 길’을 봉헌하듯 부활시기나 토요일과 주일에 봉헌할 것을 권한다.
서구교회에서는 이미 ‘빛의 길’이 ‘십자가의 길(Via Crucis)’처럼 보편적 신심행위로 자리 잡았다. 한국교회에는 가톨릭출판사가 지난 2010년 김종수 신부(이탈리아 로마 교황청립 한국 신학원 원장)가 번역한 「빛의 길」을 발간하며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가톨릭출판사는 올해 예수부활대축일을 맞아서는 개인 묵상뿐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봉헌할 수 있도록 다듬은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걷는 빛의 길」 개정판을 펴냈다. 내용을 부분적으로 줄이고, 여럿이 함께 기도하기 편하도록 표현도 다듬어 낸 기도서다.
이 책자는 ‘빛의 길’이 무엇인지에 관한 설명에 이어 시작기도와 각 처에서 바치고 묵상할 수 있는 기도문을 담고 있다. 각 처 묵상 내용을 형상화한 회화작품은 서양화가 김형주(이멜다)씨가 그렸다.
‘빛의 길’은 믿음과 회심의 표본인 ‘엠마오’에 대한 묵상을 기본으로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엠마오에서 제자들의 내적 생명을 굳건히 하고자 함께 걷고, 한 식탁에 앉아, 어려운 구원 사건들에 대해 설명했었다. 특히 이 기도는 새로운 삶·증거·기쁨·해방·희망과 인간의 쇄신이라는 파스카 영성을 북돋우는 행위로 의미를 더한다.

▲ 제1처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을 묵상합시다

▲ 제6처 예수님께서 살아 계심을 제자들에게 보여주셨음을 묵상합시다

▲ 제12처 예수님께서 하늘에 오르심을 묵상합시다

▲ 제14처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성령을 당신 제자들에게 보내심을 묵상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