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출판사들도 시성식을 앞두고 두 교황의 삶과 신앙 여정을 되돌아보는 책을 연달아 출간했다. 요한 23세에 관해 국내에서 출시된 책은 드물거나 절판된 것이 대부분이어서 최근 신간들이 더욱 반갑다.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해서도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을 담은 책 등을 선보였다. 특히 최근 교계 출판사들이 낸 신간들은 두 교황 개인의 삶뿐 아니라 그들이 남긴 가르침과 당시 시대상 등을 풀어가는 데에도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관심을 모은다.

그렉 토빈 지음/허종열 옮김/404쪽/1만3000원 /가톨릭출판사

로리스 프란치스코 카포빌라 몬시뇰/박미애 옮김/244쪽/1만 원/바오로딸

지안 프랑코 스비데르코스키 지음/강우식 옮김/340쪽/1만3000원/가톨릭출판사

서현승 신부/64쪽/1만1000원

마리 흐라미엑 호프먼·마크 J.호프먼 지음/이해인 수녀 감수/박소영 옮김/56쪽/1만2000원

프란체스코 체케티 지음/김정훈 신부 옮김/132쪽/9000원
「요한 23세 성인 교황」은 요한 23세의 일생 전반을 다룬 평전에 가까운 전기다.
요한 23세의 어린 시절은 평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명확한 기록들이 남아있다. 덕분에 저자는 산골농부의 아들이었던 ‘착한 소년’이 어떻게 ‘어진 교황님’이라는 명성을 갖게 됐는지 상세히 풀어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교황의 사진과 일기와 편지 등은 교황의 인간적인 모습을 더욱 여실히 드러낸다.
특히 저자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반대했고 비판하는 이들이 요한 23세에 대한 기억을 새로 갖추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내려갔다. 요한 23세가 활동한 시기 바티칸 현황을 비롯해 그가 발표한 회칙 등도 상세히 분석, 교황의 내·외면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꾸민 책이다.
로리스 프란치스코 카포빌라(Loris Francesco Capovilla) 몬시뇰은 TV 앞에 있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자진 퇴임 후 바티칸을 나서는 모습을 바라보는 눈동자, 어느 틈엔가 그의 기억은 5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간다. 카포빌라 몬시뇰이 요한 23세 교황 옆에 서 있는 모습을 그리며 책 내용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카포빌라 몬시뇰은 요한 23세 교황이 선종하기 전까지 10년간 교황비서로 활동한 인물이다.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교황 요한 23세」는 카포빌라 몬시뇰의 힘 있고 따뜻한 목소리를 통해 요한 23세 교황을 만나게 해준다. 지난해, 몬시뇰의 구술을 에치오 볼리스 신부가 정리해 엮은 책이다. 요한 23세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는 일화 위주의 서술과 사진들로 엮어 사실감을 더하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요한 23세 교황의 스무 살 모습부터 선종 직전의 모습까지 다양한 삶의 장면들을 담은 사진을 보며 몬시뇰은 단언한다. 모든 장면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며 ‘고결함과 겸손과 자비심’ 외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언제나 교회의 사람이었던 한 인물을 만나게 된다”고.
몬시뇰은 “믿지 않는 이들이 말하는 유토피아는 결국 조건없이 예수님에게 자신을 내맡기고, 해설에 의지하지 않고 복음을 읽으며, 겸손해지고,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에게서 예수님을 보고, 그에게 봉사하고, 그를 사랑함으로써 이루어진다”며 “이것이 바로 요한 23세 교황의 마음”이라고 강조한다.
「요한 바오로 2세 성인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젊은 시절을 소설처럼 읽기 쉽게 엮은 책이다.
요한 바오로 2세가 ‘성인’이 되는 이 때, 대중들은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인다. 저자는 ‘교황’이라는 직위를 빼면 젊은 요한 바오로 2세 ‘카롤 요제프 보이티와’의 인간적인 면모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차 세계대전으로 폴란드가 독립한 이듬해 태어났고, 20살에 제2차 세계대전으로 조국이 사라지는 아픔을 겪었다. 사제가 된 후에도 공산주의 체제 아래 냉전의 아픔을 뼈저리게 겪어야 했다. 이러한 젊은 시절과 당시 시대상을 알면, 그가 교황이 된 후 펼쳐나간 다양한 활동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원래 라디오 드라마 원고에서 시작된 책이라 실제의 대화와 당시 시대상을 더욱 극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아울러 가톨릭출판사는 어린이들도 두 교황의 삶과 영성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전기 만화와 그림동화 등을 펴냈다.
「어진 목자 요한 23세 성인 교황」은 요한 23세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책이다. 만화 잡지 「내 친구들」에 작품을 연재하며 만화가로서의 역량을 드러내왔던 서현승 신부(예수고난회)가 직접 내용을 쓰고 그렸다. 특히 이 책은 신학적·역사적 배경을 개연성 있게 해석한 인물 만화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롤렉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유아들이 읽을 수 있는 그림동화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어린 시절 애칭인 ‘롤렉’을 제목으로 한 이 책은 간결하고 다정한 어투의 문장으로 쓰여 어린이들이 더욱 쉽게 빠져든다. 파스텔 톤의 밝은 그림들도 요한 바오로 2세 이야기의 가치를 돋보이게 한다.
「아빠와 함께 성인 교황님을 만나요」는 대화체 전기라는 점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관심을 더욱 끌어당긴다.
정의와 평화, 사랑과 믿음을 열정적으로 실천한 요한 바오로 2세의 행적을 아빠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에 녹여냈다. 왜 교황을 ‘파파 아빠’라고 부르는지, 젊은 시절 교황은 어떤 분이었는지, 그의 재임시절에 있었던 주요 일들은 무엇인지 눈앞에서 보듯 편안하게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