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시기의 전환점에서 드러난 주요 현상에 주목해 비교하면, 현재 한국교회의 청소년사목은 제3기로 넘어가는 과도기 즈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 발전 초기에 청소년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배려가 ‘주일학교 교리교육’으로만 여겨지던 시기를 지나, 1990년대 말 무렵에는 캠프·피정 프로그램의 다각화,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엔터테인먼트 활용 증가, 각종 청소년활동 및 청소년법인 활동 확대 등이 이뤄졌는데 이는 미국교회가 제2기로 넘어갈 때 나타난 현상과 유사하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에는 ‘청소년사목’이라는 용어가 확산되면서, 이후 각 교구 내 담당국의 명칭이 ‘교육국’에서 ‘청소년국’ 혹은 ‘청소년사목국’으로 변경됐다. 동시에 각 청소년사목 담당국의 역할 또한 계속 확대돼, 본당 교리교사 및 청소년 리더를 양성하고 청소년사목의 발전을 촉진했는데 이는 미국교회 제2기에서 드러난 모습과 흡사하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미국교회가 제2기 말에 겪었던 것과 비슷하게 한국교회에서도 여러 가지 캠프·피정 프로그램은 예전의 활력을 잃어가고,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이 끊임없이 요구되지만 그 새로움이 청소년 세대를 교회로 끌어들일 만큼 매력적이지는 못한 실정이다. 젊은 세대의 교회 참여는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날 교회 추세가 교구 구조 축소 및 지역(대리구·지구) 분권화를 지향함에 따라, 교구 청소년사목 담당국이 주도해 오던 인적자원 양성 및 발전 촉진 역할이 분산되는 가운데 혼란이나 공백이 발생하는 것도 침체 현상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청소년사목 발전을 끄는 힘이 ‘교구 중심’을 벗어나 다각화되고 있는 2010년대, 한국교회 청소년사목이 새로운 시기로의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당시 미국교회의 조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교회는 과도기적 혼란 앞에서 각자가 프로그램만 계속 개발하는 것보다는 그 다양한 시선과 노력을 하나의 목적에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직시했다.
그리고 주교회의 명의의 지침서 발간 작업에 착수, 미국 청소년사목 전체가 함께 추구할 수 있는 공통 비전을 확립하고 전담 기구를 통해 전국의 사목 현장에 그 비전을 공유하는 데 힘썼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에서 ‘한국교회 청소년사목지침(안)’ 준비에 착수했다는 것은 무척 반갑고 의미 있는 소식이다. 이 지침(안)을 통해 한국 청소년사목 현장의 다양하고 풍요로운 노력들이 교회 복음화 사명에 맞갖은 공통 비전으로 모아질 수 있다면, 특히 그 기세를 주도할 전국차원의 청소년사목 전담 기관이 설립된다면 청소년사목의 쇄신과 성장이 가능하리라 본다.
더불어, 미국교회가 현대의 청소년 세대 조사 및 20여 년 간의 청소년사목 경험 분석에 의거해 발표한 바대로 ‘젊은이들의 삶의 터전인 가정과 본당 공동체의 활성화 없이는 청소년사목만 별도로 활성화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시사점이다. 청소년 사목은 별도의 특수한 분야가 아니라 교회 전체가 함께 하는 사목이라는 이 통합적 접근은 향후 한국교회의 제3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중요한 시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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