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기 한국교회와 당시 생활 모습 등을 살펴볼 수 있는 「… 천주교 수난기 이야기」의 삽화.
올해 시복 예정인 ‘하느님의 종’에 포함된 예산고을 원님 김광옥(안드레아)과 한국교회 첫 여성회장인 강완숙(골롬바)을 비롯해 정하상(바오로), 조신철(가롤로), 유진길(아우구스티노) 성인 등의 삶과 그 주변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들이다.
덕분에 초기 한국 천주교와 관련된 이야기뿐 아니라 당시 이 땅의 풍습과 신자들의 생활 모습 등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묘사들이 이어진다. 게다가 이 한국교회 수난기를 저술한 이가 독일인 선교사라는 점은 독자들을 더욱 놀라게 한다.

저자 스스로도 책 후기를 통해 “이 이야기들은 당시 시대 상황을 보고 들을 후대인들의 기억을 올바로 정립시키기 위해 썼다”고 말한다. 따라서 인물 형상들에 대해 천주교 신자이든 아니든 전해 내려오는 대로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주력한 것도 특징이다.
「… 천주교 수난기 이야기」를 번역·출간한 조두환 교수(건국대 명예교수·시인)는 “이 책은 본격적인 역사서나 전문적인 문학서적은 아니지만, 한 이방인이 애정 어린 섬세한 눈길로 관찰한 우리 문화의 한 실상이자 단면”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조 교수는 “작가가 아닌 사목자에 의해 서술돼 평범한 사람들의 상호이해를 돕는 문화적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1977년 스위스 한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 서양이라는 문화적 거울에 비춰지는 우리의 모습이 전방위적으로 반추되는데 더욱 매료됐다. 특히 조 교수는 “우리의 것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뜻에서 이미 서양에서 이루어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하지 못한 자료들을 발굴, 전파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