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지역교회 중 첫 번째로 살펴볼 곳은 미국교회다. 20세기 중반 이후 보편교회 청소년 사목 흐름인 ‘통합되는 청소년 사목’의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하면서, 동시에 그 흐름에 영향을 준 것이 바로 미국교회의 청소년사목이기 때문이다. 미국교회는 1930년 지역교회 중에서는 가장 먼저 젊은 세대에 대한 사목적 노력을 ‘청소년사목’이라는 개념으로 정립했고, 이후 다양한 사목적 시도를 거듭하며 성공·실패를 직접 겪어냈다. 그 과정 가운데 실용·효율적인 자국 문화특성을 반영해 청소년사목의 여러 가지 문제점과 어려움을 극복해왔으며, 오늘날 상당히 활성화된 청소년사목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미국교회도 1800년대 국가 설립 초기에는 가톨릭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교리지식을 전달하는 것 자체에 중점을 뒀다. 당시 유럽에서 전래된 ‘그리스도교 교육 신심회’는 가톨릭학교에서뿐 아니라 본당 주일학교에서도 청소년에게 교회의 가르침을 전달하고 그들을 그리스도교적 가치로 지도하는 활동을 펼쳤다. 이는 보편교회 청소년사목 역사의 ‘교리교육 중심’ 흐름을 잘 보여준다. 1930년대, 시카고의 버나드 쉴 주교가 설립한 ‘가톨릭청소년단’은 청소년 발달상의 신체·정신·영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해 미국 청소년사목이 보편교회의 ‘사목적 사랑’ 흐름을 포괄하도록 이끌었다. 이후 ‘가톨릭청소년단’의 활동에 영향을 받은 다양한 청소년운동단체들이 속속 조직되고 발전, 다각화됐다. 이 단체들은 청소년의 욕구에 맞춘 오락·스포츠 활동을 통해 청소년을 교회공동체에 성공적으로 초대했고, 그들이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이끌었다.
이처럼 청소년의 욕구에 맞춰 여가선용과 신앙의 가르침을 적절히 접목하는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과 주말 캠프·피정 프로그램은 1970년대 초반까지 계속 활성화·다각화됐고, 몇몇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의 수가 지나치게 증가하자, 각 교구나 본당은 오히려 수많은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미국 주교회의는 1972년 「교구 청소년 사목 책임자」라는 지침서를 발간해 대처하고자 했다. 수많은 청소년 활동이나 프로그램 중에서 자기 지역의 상황이나 목적에 맞는 것을 선별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그 역할을 교구 청소년 지도 책임자의 사명이라고 명시한 것이다.
이 지침서를 기반으로 교구 내 청소년 활동과 프로그램이 교구 청소년 지도 책임자의 조정 하에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교구 청소년사목국에서는 청소년 지도를 위한 정보 수집, 각종 청소년 활동 및 종교 교육 총괄,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기획 실행 등을 총체적으로 실시하면서 그 경험을 축적해 나갔으며, 이에 따라 좋은 프로그램과 인력, 자원, 경험이 교구에 더욱 집중됐고 각 본당은 자연스럽게 교구 청소년사목국에 의존하게 됐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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