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혹시 평양에 가보신 적 있으세요?”
“네. 2002년에 처음 가봤고 그 후에도 몇 번 더 다녀왔습니다.”
“와! 무슨 일로 다녀오셨는데요?”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대북지원사업을 위해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대부분 북한에도 성당이 있는지, 북한의 천주교 신자들을 만나 봤는지부터 시작해 북한을 지원하면 그것으로 미사일을 만들어 오히려 우리를 공격할 텐데 꼭 지원을 해야 하는가 등 끊임없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내가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 라는 주제로 한 사제연수를 통해서이다.
당시 교구에서는 통일 후 북한에서 사목활동을 할 사제들의 지원을 받았고 14명의 신부가 지원을 했는데, 이 신부들을 중심으로 민족화해위원회(이하 민화위)가 결성됐다.
이후, 우리는 통일사목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의 상황에 대해 공부했고, 간접적인 체험을 위해 북한과 종교적 상황이 비슷한 중국으로 두 명의 사제가 파견됐다. 그리고 현재는 네 명의 교구 신부가 중국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있다.
민화위의 주요 활동은 통일 후 북한 선교를 준비하는 것이지만, 현재는 북한지원 사업과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을 위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사실, 처음 평양 방문을 했을 때는 작은 설렘도 있었지만 몇 번의 북한 방문과 사선을 넘어 남으로 온 북한이탈주민들의 증언, 그리고 평양 시내를 벗어날수록 더욱 처참하게 다가오는 주민들의 모습 등을 보면서, 점점 더 굶주리는 이들을 바라보시며 가슴 아파하실 예수님의 고통이 떠올랐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그리고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말씀 하신다. 이제 우리도 북한의 권력자들이 아니라 그 밑에서 고통 받고 신음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마음을 열고, 그들을 끌어안는 것이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시는 우리 자녀들의 참된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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