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역량 있는 후임들이 세상 안에서 교회의 몫을 성실히 실천해나갈 것을 믿습니다. 이들 뒤에서 선배 사제들은 겸손하게 ‘신앙생활의 책사(策士)’와 같은 역할을 하며 항구하게 교회정신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사제로서 한 길을 걸어온 지 43년, 늘 그래왔듯 하느님의 부르심에 순명하는 자세로 은퇴를 받아들인 최창화 몬시뇰(사진)의 다짐이다.
최 몬시뇰은 1971년 사제품을 받은 후 서울대교구 본당사목과 병원사목 분야 등에서 활동하다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장,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등을 포함한 특수사목담당 교구장 대리로서 활발한 사목활동을 펼쳐왔다. 1999년 사무처장직을 맡았을 때는 대희년 등의 역사적 시기는 물론, 황우석 사태를 정면 돌파하는 등 어려운 고비도 숱하게 넘겨야 했지만, 그 시간들을 뒤로하고 보면 모두 하느님의 큰 은혜를 체험하는 기회로 남는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틀에 박힌 삶에 갇혀, 너무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이 살아온 듯해 아쉽다”는 소회도 밝혔다.
최 몬시뇰이 일선 사목현장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대표적인 일은 민족화해와 순교자 현양 및 순교영성 강화 사업이었다.
“우리 모두가 죽는 그날까지, 이 세상 끝날 때까지 교회가 실현해야할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순교자 현양입니다. 또한 북한과 우리가 정치적으로는 갈라져 있지만, 우리 모두 구원받아야할 대상입니다. 하루 빨리 북한주민들도 신앙의 자유를 얻어 구원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영성적 기도 뿐 아니라 물질적 나눔 등을 아낌없이 실천해야할 것입니다.”
아울러 최 몬시뇰은 앞으로 “연옥영혼들과 유가족 등을 위한 묘지 전례 담당 혹은 신자들을 위한 영성상담을 지원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저를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조용히 봉사하는 삶을 새로 시작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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