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18회 경기도건축문화상’ 대상을 수상한 용인대리구 죽전1동 하늘의문성당(주임 윤민재 신부) 내부에는 금상첨화의 다채로운 성물들이 마련돼 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성물 중 하나가 바로 신자석과 제대 사이에 현수돼 있는 이콘 십자가이다.
이 십자가의 특이한 점은 십자가 양면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신자석에서 바라보는 면은 다미아노의 십자가이나, 제대 위에서 올려다 보이는 반대 면은 수난의 예수님을 나타낸다.
신자석 쪽의 다미아노 십자가는 프란치스코 성인으로 유명한 아씨시 다미아노성당에 보존돼왔던 십자가를 210X152cm 원본 크기 그대로 만들었다.
이 십자가의 이콘은 ‘영광의 그리스도’ 로서 12세기 전형적인 후기 로마네스크 예술의 형태를 보여주며 요한복음의 경향을 따르는 요한계 이콘이다. 요한계 성화는 그리스도의 영광, 신비 등을 말해준다.
이 이콘에서 예수님은 부활이자 악의 죽음에 대한 승리자시다. 따라서 예수님을 비롯해 모든 성서 상 인물들이 부활의 기쁨을 얼굴에 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이콘의 예수님의 발아래를 보면 네 명의 성인이 그려져 있는데, 원본에서 치유를 기원하며 어루만지는 손길에 닳아 없어져버린 오른쪽 두 사람, 의사와 약사의 주보성인 고스마와 다미아노 성인을 고증 복원함으로써 그 의미를 더했다.
제대 쪽 수난의 예수님 십자가는 스페인의 똘레도대성당 행렬용 십자가에서 착안했다. 앞면에서는 당당하게 십자가에 달려 계시지만 거울에 비친 뒷면에서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고통스럽게 숨을 거두신 예수님의 모습을 그려냈다.
아울러 수난의 예수님 십자가 맨 위에는 성체성사를 상징하는 최후의 만찬과 원죄를 나타내는 선악과를 따 먹는 장면이 있다. 특이한 점은 사악한 악마의 상징이 뱀이 아닌, 요한 묵시록(12,1-3)에서 등장하는 임신한 여인이 아들을 낳기만 하면 잡아먹으려 기다리는 붉은 용으로 표현, 창세기에서 요한 묵시록까지 인간의 죄를 끊기 위해 오신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의 이유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원죄를 끊기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보혈은 십자나무를 타고 흘러내려 아담의 해골을 적신다. 아담의 해골은 온 인류를 대표한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십자가를 통해 미사 중 성체, 성혈 거양 시 사제가 성작을 높이 치켜들면 정말 예수님의 피가 성작 안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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