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인디오들이 케일, 브로컬리, 홍당무 등 자신들의 첫 수확물을 우리에게 가지고 왔어요. 그 자리에서 ‘꼬레아’를 외치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벅차고 행복했어요.”
긴급구호 사업 모니터링차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남미 과테말라와 에콰도르를 다녀온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이종건 신부의 방문 소감이다. 한국의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의 외딴 지역에서도 한국을 알고, 감사하고 있음에 감동 받았다고 전했다.
각국의 카리타스가 지원하는 기금은 통합돼 필요한 지역에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화산과 홍수 등 자연 재해가 잦은 과테말라와 에콰도르는 한국 카리타스의 지원금으로 한 마을을 집중적으로 돕고 있었다. 기금 대부분은 종자사업과 집짓기, 라마 지원 등 지역주민의 생계와 발전 기금으로 쓰이고 있다.
“정부도 지원하지 못하는 지역의 인디오들이 카리타스 지원금 덕분에 희망을 갖고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이 신부에게 인상적인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어디를 가도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올리는 인디오의 신앙심은 물질만능주의 세상을 살아가는 다른 신앙인들에게 모범이 될 만했다.
하지만 현지 여건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사제가 부족해 몇 명의 선교사제들이 목요일부터 매일 4대씩 미사를 봉헌해야 할 정도다. 또 최근 개신교회가 대대적으로 선교활동을 펼치면서 남미지역의 전통적인 가톨릭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한국 선교사와 사제들이 그들에게는 희망이었다.
그는 “한국 신부님과 선교사들이 모범적으로 살고 있어서 현지 교회와 신자들이 굉장히 좋아했다”며 “만나는 주교님들마다 사제들을 더 보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멀리 타국의 주민들을 위해 ‘사랑’을 나누는 한국 카리타스도 남미의 한국사랑에 일조를 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많은 깨달음과 감동을 느꼈다는 이 신부는 긴급구호에 이어 개발협력 사업으로 남미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한국 카리타스 20주년을 맞아 아시아·아프리카를 넘어 남미까지 사랑을 전할 계획이에요. 3~5년 장기지원을 통해 이곳 주민들이 주님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길 바라며, 우리의 일을 계속 해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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