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과 성서」는 구약성경의 시작인 창세기 천지창조에서부터 신약성경의 끝부분인 ‘최후의 심판’까지 성경 내용을 500여 점의 미술작품을 활용해 펼쳐놓은 책이다. 이 풍성한 미술작품들에 대한 해설을 통해 독자들은 성경에 대한 이해와 작품 감상 뿐 아니라 서양미술 2000년의 역사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기획콘텐츠로 2년 여간 연재했던 글을 재구성해 책으로 엮었다.

▲ ‘방문’을 주제로 한 미술 작품들.
(위) 보헤미안 화파 ‘방문’. 1440년 경. 패널에 템페라. 국립미술관. 프라하
(아래) 막스 라이쉬리히 ‘방문’. 1485년. 알테 피나코테크. 뮌헨.
(위) 보헤미안 화파 ‘방문’. 1440년 경. 패널에 템페라. 국립미술관. 프라하
(아래) 막스 라이쉬리히 ‘방문’. 1485년. 알테 피나코테크. 뮌헨.
서양미술사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성경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이야기들을 시간 흐름에 따라 정리한 후, 각 주제를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을 한꺼번에 비교,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의 탄생’이라는 성경 내용과 관련해서는, 4세기경 석관에 새겨진 부조 ‘예수의 탄생’을 비롯해 파울로 베네치아노, 조토 디 본도네, 조르주 드 라 투르, 엘 그레코 등의 작품을 동시에 소개하는 식이다. 해설 또한 그리스도교 도상학에 근간을 두고 써내려가 각 작품 안에서 성경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서양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교에 대해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 서양미술사의 수많은 거장들이 교회의 후원 등을 통해 성화를 그리는데 열정을 쏟아왔다.
저자는 유명하고 잘 알려진 작품은 물론, 주로 학자들의 연구대상이었던 이름 없는 예술가들과 개성있는 지역 화가들의 작품도 한데 모아냈다. 이에 따라 「미술과 성서」는 그리스도교를 다룬 서양미술 작품의 정보 창고로서도 유용성을 더했다는 평가다. 회화뿐 아니라 고대 무덤 벽화, 중세의 필사본 삽화, 르네상스 시대 청동문, 각 시대의 건축물과 장식물 등을 서양미술사 안에서 속속 뽑아 엮어, 그 어떤 미술사 책에서보다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