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교황 베네딕토가 물러난 2월 28일부터 새 교황 프란치스코가 선출된 3월 13일까지 2주 남짓한 시간은 교회 역사의 한 페이지가 새롭게 쓰이는 순간이었다. 최근 교황의 역사와 새 교황 프란치스코의 전기를 다룬 책 두 권이 비슷한 시기에 출간돼 눈길을 끈다.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는 무엇인가?’, ‘교황 프란치스코가 최초의 비유럽권 교황이라면 이전의 교황들은 어느 지역 출신이었는가?’, ‘교황사에서 자진 사임한 또 다른 교황은 없는가?’
신간 「교황의 역사」(호르스트 푸어만 저/차용구 역/396쪽/2만 2000원/길)는 초대 교황 베드로부터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까지의 이천년 역사를 독일 중세사학자인 호르스트 푸어만이 정리한 책이다.
우선 제1부에서는 교황과 교황권에 대한 기본 지식을 설명한다. 교황의 칭호와 성스러움, 교황청의 재정적 기반, 교황 선출의 역사, 콘클라베 제도의 등장, 오늘날의 교황 선출 방식 등이다. 저자가 전문 서적과 학술지에 게재했던 기존의 논문들을 일반 독자층을 대상으로 쉽게 풀어 서술했다.
이어 제2부는 전임 교황들의 역사를 다룬다. 이천년 역사 가운데 대표적으로 꼽을 만한 교황과 사건들을 선택해 서술했다. 중세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교황의 역사를 평가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교황의 역사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대신 매우 풍부한 사료들을 활용해 역사를 생동감 있게 재구성했다. 200여 점에 이르는 그림과 사진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의 저명한 가톨릭 신학자이자 역사가인 매튜 번슨이 교황 프란치스코가 선출되기까지의 과정과 생애에 대해 정리한 이 책은

제1부에는 ‘교황의 부재’라는 제목이 붙었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임하는 순간부터 교황청을 떠나는 순간까지의 시간을 다뤘다. 이어지는 제2부 ‘새 교황이 선출되었습니다!’에서는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기까지 일어났던 여러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가 기대하는 교황은 어떤 인물이었는지, 추기경단이 바라보는 교회의 상황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콘클라베(교황 선거)가 열리기 전 소집된 추기경단 총회에서는 어떤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졌으며, 이 쟁점들이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현 교황 프란치스코)을 선택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짚어본다. 마지막 제3부 ‘당신이 베드로이다’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전기적 성격을 띤 내용이 주를 이룬다. 태어난 시대적 배경과 함께 아르헨티나가 겪어온 정치·사회·경제적 위기 때마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살핀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중간중간 ‘궁금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교황이 과연 사임할 수 있을까?’, ‘교황 이름에 무슨 뜻이 있을까?’ 등 교황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물음들에 대해 이해를 돕는다. 또 부록에는 7월 22~2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서의 교황 프란치스코의 강론을 번역 수록했다. 강론을 통해 세계 청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교황의 메시지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