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3일, 바티칸 시스티나 대성당에서 열린 콘클라베에서 제266대 교황으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이 선출됐다.
그 어느 때보다 세속적이고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모든 세계인은 새 교황에게서 희망을 읽고 그의 등장을 환영했다.
사제부터 주요 성직을 두루 거치는 동안 그가 일관해온 겸손과 청빈, 검약한 생활은 여러 매체를 통해 조금씩 알려졌지만, 앞으로 바티칸을 이끌어갈 주인공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크다.
30일, 교황주일을 맞이해 교황 프란치스코의 생각과 메시지를 엿볼 수 있는 신간 「천국과 지상」(교황 프란치스코, 아브라함 스코르카 지음/강신규 옮김/312쪽/1만 6000원/율리시즈)이 출간됐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주교를 지낸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현 교황 프란치스코)과 아르헨티나의 랍비 아브라함 스코르카 교수는 오랫동안 신앙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일상적인 주제를 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왔다.
2010년 아르헨티나에서 출판된 「천국과 지상」은 이 대화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현재 교황 즉위를 맞아 전 세계 15개국에서 같은 구성으로 출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 품게 되는 삶의 의문에 대한 교황의 친절한 답변이 담겨 있다. 두 사람의 대화는 하느님과 악마, 종교, 원리주의, 정치, 유다인 대학살 같은 민감하고 복잡한 주제뿐만 아니라 죄, 죽음, 노인과 여성, 이혼, 낙태, 동성애, 안락사, 빈곤, 돈 등 개인적인 삶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포괄하고 있다.
“저는 스코르카 교수님과 함께하면서, 한 번도 가톨릭의 정체성을 양보한 적이 없습니다. 교수께서도 유다교 정체성을 양보할 필요가 없었듯이 말입니다. 이는 우리가 서로에게 갖고 있는 존경심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가 종교 간의 대화를 이해하는 방식 덕분이었다고 봅니다. 존경과 애정의 길을 걷는 것, 하느님의 존재 안에서 흠 없는 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지속해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서문 중에서, 교황 프란치스코-
“추기경(현 교황 프란치스코)님과 함께하는 동안, 두 가지 가르침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 대화의 중심 주제는 사람들과 사람들의 문제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서문 중에서, 아브라함 스코르카-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 모든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임을 교황과 스코르카의 대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교황과 스코르카는 시종일관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치열하고 솔직하게 토론을 확장해 나간다.
정진석 추기경은 추천사에서 “이 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과 악마, 죄, 죽음, 낙태, 동성애, 안락사 등 종교인은 물론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강건한 답변을 하고 계신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는 종교의 역할과 종교인의 의무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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