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쓸데없는 말을 할 필요가 없소. 그저 팔을 올린 채 ‘주님, 당신이 원하시고 또 아시는 바처럼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기도하시오. 유혹이 찾아오면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말씀드리는 것으로 충분하오.”(23쪽)
예수기도는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부터 전해 내려오는 기도 수행법 가운데 하나다.
‘마음의 기도’라고도 불린 이 기도는 신약 전승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독수도승과 은수자들, 회수도승들이 천상에 이르는 ‘사다리’ 역할을 했다.
동방교회 안에서 ‘헤카시즘’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진 예수기도는 역사의 그늘에 가려졌다가 14세기 말 러시아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다시 부흥의 시대를 맞이한다.
예수기도의 기원과 발전 과정, 수행 방법 등을 다룬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심원하고 오묘한 예수기도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160쪽의 적은 분량 안에 역사적 과정과 핵심 내용을 함축적이고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한 허성석 신부(성 베네딕도회 화순수도원 원장)는 “그리스도교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값진 보화가 무한히 감추어져 있다”면서 “그 보화 중 하나인 예수기도야말로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일치로 나아가는 가장 단순하고 평범한 기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