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성경을 보면 저절로 예수님이 생각나요. 성경을 모르고 멀리서 보면 이야기만 있지만 가까이 보면 다 예수님이 이야기하시는 것 같아요.”
장미소(그라시아·12·수원교구 은행동성가정본당)·장은지(요안나·10)양 자매에겐 뜻 깊은 성경이 2권씩 있다. 한 권은 페이지가 너덜너덜해진 성경이고 또 한 권은 자신이 직접 쓴 성경이다. 이 자매는 성경 전 권을 완필한 자매다.
“정말 스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쓸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그렇게 쓰다 쓰다 보니 다 썼어요.”
자매가 성경을 쓴 기간은 약 2년. 2010년 수원교구 성경축제가 시작되면서 미소양이 성경 필사에 참여했다. 시작 당시만해도 주변에 성경필사를 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하나 둘 포기하는 이가 늘었다. 나중에는 1년 늦게 필사에 동참한 동생 은지양만 남았다.
아직 어린 자매에게 성경 필사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은지양은 “휴대전화로 노는 걸 좋아하는데 성경을 쓰니 휴대전화 생각도 안 날 정도였다”면서 “저녁에 쓰다 보니 쓰다가 잠들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어린 자매로서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서로가 있어 힘을 낼 수 있었다. 미소양은 “둘이 쓰니 외롭지 않았다”며 “성경에 재미있는 낱말이 나오면 서로 이야기 나누며 웃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냥 힘들기만 한 시간이라 느꼈지만 얻은 것도 많았다. 먼저 성경이 가까워졌다. 특히 성경의 ‘예수님’ 이야기는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이었다. 미사 중에도 자신이 쓴 구절이 기억나 신기하게 여기기도 했다. 은지양은 “성경이 두껍고 어렵기만 했는데 이제 성경 대하기가 쉬워졌다”면서 “예수님이 몸을 아끼지 않고 노력하신 모습과 죄를 지어도 용서해주시는 모습을 성경에서 많이 보게 돼 인상에 남는다”고 했다.
비록 성경에 적힌 모든 말을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자매는 뿌듯하다. 신부님도 본당 어른들도 칭찬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뿌듯한 것은 자신의 손으로 성경을 모두 썼다는 것이다.
“너덜너덜한 성경을 보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생각나요. 제 손으로 쓴 성경은 앞으로도 소중히 여길 거예요. 가보로 남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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