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내가 만난 추기경」은 선종 4주기 추모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김수환 추기경과의 인연’ 수기 공모 입상작 40편을 엮은 것이다.
아들의 이름과 세례명을 ‘김수환 스테파노’라고 지은 한 시골 학교 교사의 사연, 추기경을 헬기로 독도까지 안내한 조종사의 이야기, 추기경과 대신학교 동기생이었으나 사제가 되지 못하고 늘 멀리서만 지켜만 보다가 훗날 추기경의 초대로 만나게 된 애틋한 우정 등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만난 김 추기경과의 인연이 그리움으로 한 자 한 자 펼쳐진다.
「그리운 김수환 추기경」은 김수환추기경연구소에서 기획한 옹기포럼 대담과 인터뷰를 옮겨 정리한 책이다.
김 추기경 비서를 역임한 고(故) 전숭규 신부,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 신명자 이사장, 이해인 수녀, 두봉 주교, 조광 교수 등 10명이 추기경에 대한 애틋한 인연을 전한다. 특히 대담과 인터뷰 녹음 내용을 거의 그대로 책으로 옮겨내 현장감을 살렸다.
또 추기경과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자세하고 실감나게 펼쳐져, 읽는 내내 웃음이 번진다.
송광섭 신부(삼성산 성령 수녀회)는 1985~1990년 서울대교구 사목국장으로 재직하며 만난 김 추기경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특히 송 신부는 김 추기경을 무엇보다 ‘겸손하신 분’이라고 회고한다.
“보통 멀리서 볼 때 존경스럽던 사람도 가까이서 오래 지내게 되면 존경심이 절로 사라지는 법이죠. 그 사람의 약점이 드러나고 흠이 나타나고 그러면서 차차 존경심이 사라집니다. 그런데 교구청에 가서 만 5년을 있으면서 존경심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점점 더 늘어났어요. 제가 5년 임기를 마칠 무렵에는 ‘아! 이분은 하느님이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을 특별히 사랑해서 보내주신 특별한 분이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180페이지)